열 감기를 앓고 난 후, 혹은 많이 피곤할 때마다 한 쪽 입 가장자리에 작은 물집들이 발생하면 단순포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 쪽이 아니라 양 쪽 입 가장자리에 모두 발생하면, 단순포진이 아니라 다른 피부병 혹은 습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포진과 대상포진은 다른 병입니다. 두 질환의 공통점은 원인균이 DNA 바이러스인 헤르페스 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es)이며, 두 질환 모두 작은 물집들이 군집을 이루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포진은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고,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인 varicella-zoster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리고 단순포진은 물집이 한 곳에 국한하여 발생하나, 대상 포진은 신경띠를 따라 길게 나타납니다. 단순포진과 달리 대상 포진은 물집이 발생하기 1-4일 정도 전에 심한 통증이 먼저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음부 포진도 성기 부위, 엉덩이, 허벅지 등에 병변이 발생하기 전에 묵직한 통증이 먼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음부 포진은 반복해서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나, 대상포진은 거의 재발하지 않는 것이 또 다른 차이점입니다.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없으며,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평생 잠복되어 있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경절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몸이 피곤하거나 면역상태가 떨어질 때 피부로 나와서 단순포진 병변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포진의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 현재 발생한 병변을 없앨 수는 있지만, 재발을 완전히 막아 줄 수는 없습니다. 단순포진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좋은 면역 상태 즉 몸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음부포진도 단순포진과 마찬가지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음부 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도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음부포진의 재발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항바이러스제를 수개월간 계속 복용하였을 때, 음부 포진의 발생율을 떨어뜨렸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재발이 잦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환자인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재발을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토피 환자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우리 몸을 방어하는 T세포 기능이 감소해 있고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능력이 있는 진피 내 수지상 세포가 감소되어 있어 바이러스 질환이 자주 재발합니다. 바이러스 질환 중 단순포진은 전 연령에 걸쳐 잘 발생합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병변 부위에 다수의 가려운 물집과 구진이 발생하는 포진상 피부염(eczema herpeticum)은 단순포진의 심한 형태로 아토피 피부염 병변부위 전체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은 박테리아, 진균 감염에도 취약하므로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보습이 중요합니다.
레이저 시술 후에 단순포진이 발생하는 경우는 레이저로 인한 피부의 열 손상과 레이저로 인한 상피의 손상의 결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레이저 시술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좀 더 침습적인 시술에서 단순포진의 재발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떤 특정 시술이 얼마만큼 단순포진의 재발을 높이는 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은 아직까지 없으며 실제로 레이저 시술 전이나 직후에 항바이러스제를 관례적으로 투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력 상 단순포진의 재발이 잦았던 환자에서는 레이저 수술 후 단순포진이 발생하면 레이저로 치료한 전체 부위에 포진상 습진과 같은 단순포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적 차원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권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