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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건강정보

뇌전증(소아)

증상

뇌전증은 뇌에서 비상적으로 과다한 전기적 방전이 갑작스럽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밤이든 낮이든 아무 때나 또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경기의 양상은 눈을 치켜뜨고 팔다리가 뒤틀리며 소리를 지르고 입에 거품을 무는 대발작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적으로는 이런 대발작보다는 부분 발작이 더 흔합니다.

부분 발작의 증상은 경기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 또는 뇌의 다른 부위로 얼마나 퍼져 나가는가에 따라 환자마다 경기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남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본인만 아는 느낌 또는 전조 증상, 갑자기 지금까지 익숙하던 현실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낯 설은 것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들리거나 보이는 등의 환시나 환청, 불러도 반응이 없으며 무언가 만지려 하거나 입맛을 다시는 등의 이상한 행동 등이 반복될 때는 부분성 뇌전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1. 뇌전증 발작의 분류

1981년 국제뇌전증연맹[International League Against Epilepsy(ILAE)]에서 임상 증상과 뇌파 소견을 바탕으로 뇌전증 발작을 분류하였고, 이 분류는 현재도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분류는 뇌전증발작을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나누며, 부분발작은 대뇌겉질(피질)의 일부분에서 시작되는 신경세포의 과흥분성 발작을 의미하며, 전신발작은 대뇌양쪽반구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시작되는 발작을 의미합니다.

1) 전신발작

전신발작의 종류에는 소발작, 대발작, 근육간대경련발작, 그리고 무긴장 발작 등이 있습니다.

(1) 소발작(결신발작; absence seizure, petit mal)

소발작은 5-10 세의 소아에서 잘 발생합니다. 정상적으로 행동하던 아이가 아무런 경고나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하던 행동을 멈추고 멍하게 앞이나 위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이며, 간혹 고개를 푹 수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발작은 대개 5~10초 이내에 종료되며, 길어도 수십 초를 넘기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발작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발작 직전에 하던 행동이나 상황으로 복귀합니다. 간혹 눈꺼풀을 깜박이거나 입맛을 다시거나 씹는 모양, 옷을 만지작거리는 자동증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비정형 결신). 소발작은 숨을 크게 몰아쉴 때 나타나기 쉬운 경향이 있습니다.

(2) 대발작 (전신강직간대발작; 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 grand mal)

전신강직간대발작은 전신발작 도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발작 형태로 일반인들이 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가장 많이 목격하였을 뇌전증 발작이 바로 이것입니다. 발작 초기부터 갑자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 청색증, 고함 등이 나타나면서 전신이 뻣뻣해지고 눈동자와 고개가 한 쪽으로 돌아가는 강직 현상이 나타납니다. 강직이 일정 시간 지속된 후 팔다리가 규칙적으로 힘을 강하게 주었다가 뺐다가 하면서 떨리는 간대성 운동이 나타납니다. 입에서 침과 거품이 나오고, 턱의 간대성 발작 때 혀를 깨물기도 합니다. 발작 중에 소변이나 대변을 지리기도 합니다. 발작 후에는 대개 깊은 수면이 뒤따르는데, 일시적인 의식 장애가 뒤따르기도 하며, 일정 시기 동안의 기억 소실이 동반됩니다.

(3) 근육간대경련발작(myoclonic seizure)

빠르고 순간적인 근육의 수축이 한 쪽 또는 양 쪽 팔다리와 몸통에 한 번 또는 연달아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깜짝 놀라듯 한 불규칙한 근수축이 나타나며, 흔히 식사 중에 깜짝 놀라며 숟가락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잘 나타납니다. 주로 잠에서 깬 직후에 발생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 발생하며, 피곤한 상태, 정신적인 스트레스, 광자극에 의해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 발작은 청소년기에 종종 발병하는 청소년기 근육간대경련뇌전증(juvenile myoclonic epilepsy)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뇌전증에서 때 주로 나타나는 뇌전증 발작이기도 합니다.

(4) 무긴장발작

순간적인 의식 소실과 함께 전신의 근육에서 힘이 빠지면서 넘어지는 형태입니다. 넘어지면서 흔히 머리를 땅이나 가구에 부딪혀서 머리, 안면, 치아 등을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아기에 나타나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Lennox-Gastaut syndrome)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2) 부분발작

부분발작의 종류에는 단순부분발작, 복합부분발작, 그리고 부분발작에서 기인하는 이차성 전신발작 등이 있습니다.

(1) 단순부분발작(simple partial seizure)

대뇌의 일부분에서 시작되며 대뇌 전반으로 퍼지지 않으며 의식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병 부위에 따라 운동, 감각, 정신증상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한 쪽 손이나 팔을 까딱까딱하거나 입꼬리가 당기는 형태의 단순부분운동발작, 한 쪽의 얼굴, 팔, 다리 등에 이상 감각이 나타나는 단순부분감각발작, 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올라오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모공이 곤두서고 땀이 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자율신경계증상, 이전의 기억이 떠오르거나 낯선 물건이 장소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증상(데쟈뷰 현상) 등이 나타나는 정신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복합부분발작(complex partial seizure)

복합부분발작의 특징은 의식의 장애가 있다는 점입니다. 의식장애와 더불어 의도가 확실하지 않은 반복적 행동(자동증)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한 곳을 쳐다보면서, 입맛을 쩝쩝 다시거나 손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주변에 놓인 사물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자신이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드물게 비(非)우성반구에 발생하는 발작의 경우, 자동증이 나타나지만 의식이 유지되고 말을 하며 환자가 기억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부분발작으로 시작하는 이차성 전신화 발작 (partial seizure with secondary generalization)

발작 초기에는 단순부분발작이나 복합부분발작의 형태를 보이나, 신경세포의 과활동성이 대뇌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나타나는 전신발작 형태입니다. 환자는 처음에 얼굴이나 한쪽 팔다리부터 경련이 시작되었다가 곧이어 쓰러지면서 전신이 강직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팔다리를 규칙적으로 떠는 형태로 증상이 진행합니다.

2. 뇌전증 증후군의 분류

뇌전증증후군(epileptic syndrome)은 뇌전증(epilepsy)을 해당하는 원인 및 국소화/전반성 여부에 따라 분류한 것입니다. 뇌전증증후군은 2001년 국제뇌전증연맹에서 발표한 분류를 따르는데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주요 뇌전증 증후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열성 경련(febrile seizure)

소아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발작이며, 생후 3개월에서 5세 사이에 시작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전체 소아 발작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며, 단순 열성경련의 경우 대개 후유증을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약 20% 정도의 환자들에서는 발작이 길게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24 시간 이내에 두 번 이상 발생하거나, 또는 부분 발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복합열성경련(complex febrile seizure)라고 하는데 단순한 발열이 아닌 다른 원인과 관련되거나 후에 뇌전증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2) 중심측두부 극파를 보이는 양성부분뇌전증 (양성 롤란도 뇌전증, Benign partial epilepsy with centrotemporal spikes (BPEC), benign rolandic epilepsy)

4~13세 사이에 발생하며, 주로 수면 중에 뇌전증 발작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전경향이 있으며, 남아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한쪽 입 주위의 씰룩거림 같은 짧은 간대경련이나 언어정지, 침 흘림, 안면감각이상 등 주로 안면부 주위에서 시작되는 발작이 나타나며 간혹 이차성 전신경련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항뇌전증약에 매우 잘 반응하며, 10대 후반 이후 완전히 소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파검사에서 특징적으로 대뇌 중심측두엽의 이상 소견을 보이게 됩니다.

(3) 소아기 결신발작 (childhood absence epilepsy)

6-7세의 소아에서 잘 생기며 , 소발작이 하루에도 수 회~ 수십 회 정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여아에서 상대적으로 흔하게 나타납니다. 항뇌전증약에 대개 잘 반응하고 성장하면서 사라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관찰됩니다. 그러나 청소년기소발작뇌전증(juvenile absence epilepsy)은 소발작 외에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약 40% 내외에서 동반되며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청소년기 근육간대경련뇌전증(juvenile myoclonic epilepsy)

청소년기 근육간대경련뇌전증은 전체 뇌전증증후군의 약 7%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합니다. 대개 12세~18세 사이에 발병하고, 주로 아침이나 잠에서 깬 직후에 나타나고 광자극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다가 깜짝 놀라면서 숟가락을 떨어뜨리거나, 양치질 중에 깜짝 놀라면서 칫솔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관찰됩니다. 종종 근육간대경련발작이 짧게 나타난 후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으나, 투약을 중단할 경우 다시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합니다.

(5) 측두엽뇌전증(temporal lobe epilepsy)

성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뇌전증로,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내측두엽 특히 해마의 경화(hippocampal sclerosis)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복합부분발작이 가장 흔하여, 배에서 이상한 느낌이 치밀어 오르는 명치조짐(epigastric aura) 등과 씹거나 삼키거나 만지작 거리는 등의 자동증을 흔히 동반합니다. 발작 후에는 대부분 혼돈이 발생하고, 이차성 전신화 발작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해마 경화 이외에 내측두엽의 종양, 뇌졸중, 혈관기형, 피질 형성 이상, 감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다가, 이후에 약물 난치성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있어 치료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해마 경화 및 일부의 피질 형성 이상 등에서 수술로 원인 병소를 제거하는 치료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게는 수술의 효과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뇌전증발작이 유발될 수 있는 뇌의 부위,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소뇌, 후두엽, 시상, 해마

(6) 뇌전증지속증(status epilepticus)

이는 30분 이상 지속적으로 뇌전증 발작이 이어지거나, 발작 사이에 의식의 회복 없이 반복되는 발작을 말합니다. 전신발작성 뇌전증지속증(generalized convulsive status epilepticus)은 사망률이 20%에 이르는 응급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30분을 뇌전증지속증의 기준으로 삼았으나, 실제로 개별적인 발작이 2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최근에는 5분 이상 경련발작이 계속되거나 연속하여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뇌전증지속증에 준하여 치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성 및 감수 : 질병관리본부/대한의학회/대한소아과학회 ※최종 업데이트일 : 2012.09.24 -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연구원, 대한의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