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성 신장병은 철저한 혈압 조절이 중요하며, 비약물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치료법입니다. 약물 치료 시, 어떤 종류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더라도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콩팥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혈압 조절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흔하므로, 한 가지 약제로는 부족하여,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지만, 추가적인 콩팥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추가적인 콩팥 손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받아서는 안되며, 콩팥에 독성이 있을만한 음식이나 보조 치료제 또는 약물 등을 피해야 합니다.
만성 콩팥병이나 당뇨병 환자의 치료 목표 혈압은 수축기 혈압 130mmHg, 확장기 혈압 80mmHg 이하이며, 진행을 예방하기 위하여 혈압은 낮게 조절해야 합니다. 일반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140/90mmH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정도의 혈압에서도 손상된 콩팥과 혈관은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신손상이 있는 고혈압성 신장병 환자에게는 130/80mmHg 이하로 조절하여야 합니다.
고혈압을 예방하는 완전한 방법은 없으나 비만, 고지방과 고염분 및 저칼륨 식사, 운동 부족, 흡연 및 음주 등의 위험 인자를 줄이면 고혈압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고, 이미 발생한 고혈압도 혈압 조절이 용이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전통적으로 혈압의 개선에 이용하고 있으며, 고혈압의 비약물 치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비약물 치료는 실제 치료라기보다는 식사 습관이나 생활양식, 혹은 기호에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근래에는 생활 습관의 개선(lifestyle modification)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생활 습관의 개선은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유익한 방법이며, 혈압에 강력한 영향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근거 자료들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염분(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의 발생이 많고, 또한 혈압 조절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금은 인체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하루에 1g 정도만 섭취하여도 충분합니다. 소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콩팥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여 배설량이 줄어들면,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되어 고혈압을 유발합니다. 소금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염분은 혈관 근육을 수축하는 작용을 합니다. 혈액에서 염분이 증가하면 혈관벽의 근육이 수축하여 혈액이 지나는 길이 좁아지고 딱딱해집니다. 둘째, 염분은 물을 잡아당기는 힘이 있어 체내 수분량을 증가시키므로, 몸 안에 흐르는 혈액량이 많아져서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고혈압 환자가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적정 소금 섭취량은 하루 5g(나트륨 2g에 해당) 입니다.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조사 대상에 따라 평균 13.6g 혹은 15.6g 정도로 섭취량이 아직도 많습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에서 추천하는 하루 5g 정도의 소금 섭취를 우리나라에서는 적용하기 곤란한 실정입니다.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소금을 10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고혈압이나 만성 콩팥병, 다른 심혈관계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보다 엄격하게 소금 섭취량을 조절해야만 하나, 막상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음식에 사용하는 식품 재료들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소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아무런 간을 하지 않더라도 하루에 2g의 소금을 섭취하게 됩니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 음식을 싱겁게 조리하는 것이 흔히 시도되는 방법이나, 실제로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은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권유합니다. 소금은 국과 찌개의 조리과정에서 많이 들어가며 특히 된장, 간장, 소금에 절인 생선, 장조림 등 오래 보관하는 음식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과 가공 식품은 소금의 가장 큰 적이며, 라면과 각종 통조림, 과자류에 다량의 소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간식류를 줄이고 인스턴트 식품과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소금의 섭취량을 절반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채식 위주의 식사는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으나, 어떠한 식사 구성이 혈압을 낮추는지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비록 외국의 연구이지만, DASH 식이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식이란 고혈압을 식사 요법으로 치료하기 위해 시도된 것으로, 포화지방산과 지방이 적고, 과일과 채소가 풍부하며, 칼륨, 칼슘 및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이를 말하며, 이는 염분을 줄이는 것과 병행하여 식사 구성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및 총 지방 함량이 적은 과일, 채소, 저지방 낙농 식품이 풍부한 식이로써>, <정제하지 않은 곡물, 생선, 가금류 및 견과류를 포함하고 있으며>, <붉은 고기, 단 음식 및 설탕을 함유한 음료수는 적고>, <단백질과 섬유 및 마그네슘과 칼륨이 풍부한 식이>를 섭취하여 혈압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칼륨이나 마그네슘이 체내에 축적되어 역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 식사 구성을 따라서는 안되며 전문 영양사의 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비만한 환자에게는 체중 감소가 혈압을 낮춥니다. 10kg 정도의 체중 감소로 5~20 mmHg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대표적인 자료입니다.
어떤 계열의 혈압약(항고혈압 약제 혹은 혈압 강하제가 정확한 용어임)을 사용하든지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신(장)기능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성 신장병처럼 이미 신장에 손상이 있는 환자는 혈압 조절이 용이하지 않으며, 한 가지 약제로는 치료가 미흡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장손상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신장손상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 보다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장 전문 의사로부터 적절한 약제를 처방 받아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비약물 치료를 함께 병행해야 혈압이 잘 조절됩니다.
현재 많은 종류의 혈압약이 사용되고 있으며, 새로운 계열의 혈압약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나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계열의 항고혈압제는 혈압을 조절할 뿐 만아니라, 다양한 신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는데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혈압 강하 효과뿐만 아니라 사구체 내 고혈압과 과여과를 조절하는 효과, 그리고 이를 통한 단백뇨 감소 효과, 항산화 작용, 면역계 조절 등의 효과를 통하여 신기능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른기침이나 혈관부종 등의 부작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칼륨 배설을 억제하여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사용하는 약제로 이뇨제를 들 수 있습니다. 이뇨제는 위에서 언급한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 등의 신기능 보호 효과를 향상시켜 주기도 하며 만성 콩팥병에 흔히 동반되는 부종을 조절하여 고혈압 조절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러나 이뇨제는 특히 노인에게서 저 나트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해질 농도를 추적 검사해야 합니다.
칼슘통로 차단제는 아주 많이 사용하는 혈압약이며,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칼슘통로 차단데는 혈압 강하 효과에 뛰어난 장점이 있지만, 혈관 확장으로 인하여 현기증, 홍조, 하지 부종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새로 개발된 일부 약제는 단백뇨를 줄여 신(장)기능 보호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베타 차단제, 알파 차단제, 혈관 확장제 등의 혈압약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합으로 약물을 사용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혈압 강하 효과는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갑작스럽게 혈압이 크게 상승하여 악성 고혈압이 된 경우에는, 신장 기능이 갑자기 악화되고 여러가지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치료를 신속하게 받아야 합니다.
고혈압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고혈압성 신장병의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고혈압의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의 개선으로 저염 식이와 DASH 식이에 준하는 식사를 실천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만 환자는 체중 감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흡연자는 금연해야 합니다.
고혈압이 이미 발생한 환자는 저염식이, 금연, 운동 및 체중 조절 등의 비약물 치료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의사의 진찰과 자세한 검사를 통하여 고혈압과 관련된 질환이나 합병증 유무에 대한 점검을 받고, 항고혈압제를 처방 받아 이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여 혈압을 철저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은 고혈압성 신장병의 발생과 악화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고혈압 환자들에서는 대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고밀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의 지질 검사와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고혈압성 신장병의 발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백뇨혹은 미세알부민뇨 확인을 위한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 검사를 통한 사구체 여과율의 측정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