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성 신장병은 고혈압의 병력이 오래된 환자에게서, 다른 특정한 콩팥 질환이 없이 신손상의 증거가 나타나는 경우에 내릴 수 있는 진단입니다. 다른 신장 병의 증거가 있으면 고혈압성 콩팥병이라고 진단할 수 없습니다.
신손상은 소변 검사의 침사 이상, 중등도 이하의 단백뇨,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합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중요한 구성 성분으로 콩팥이 손상을 받으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누출됩니다. 몇 주 간격으로 단백뇨를 측정하여, 두 번 이상 양성을 보일 때 만성 콩팥병을 의심해야합니다. 하루에 소변으로 배설되는 알부민의 양이 30~300mg 범위를 미세알부민뇨로 정의하고, 하루 배설되는 단백량이 300mg 이상일 때를 단백뇨로 정의하며, 미세알부민뇨가 나타나는 단계부터 신손상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생성되는 노폐물로 모두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콩팥이 손상되면 혈중 농도가 올라가며, 콩팥 기능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인 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하는데 이용합니다.
고혈압성 신장 병에 의한 신손상의 경우에 단백뇨의 양은 경도 혹은 중등도이며, 심한 단백뇨를 보인다면, 다른 콩팥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이 60ml/min/1.73m2 미만부터 (단계 3, 4, 5) 신부전 상태라고 하며, 대개 혈청 크레아티닌의 농도가 성인 남자는 1.4 mg/dL 이상, 여성은 1.2 mg/dL 이상일 때 이에 해당합니다(크레아티닌 검사의 정상 범위는 병원 혹은 검사실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기능이 점점 더 악화하면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됩니다. 참고로 " 단계2", 즉, 사구체여과율이 60-89 ml/min/1.73m2일 때에는 혈청 크레아티닌이 정상 범위이지만, 콩팥의 예비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서, 과도한 육류 섭취 등의 부하가 있을 때에는 혈청 크레아티닌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고 치료중인 환자는 소변, 혈액, 콩팥초음파 등의 검사 소견을 바탕으로 고혈압성 신장 병으로 진단합니다.
고혈압성 신장 병은 자세한 병력과 진찰만으로도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병력에서 중요한 사항은 고혈압으로 진단 받은 기간,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였는가 등 입니다. 현재 복용 중인 약제와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지, 이차성 고혈압을 의심할 만한 병력이나 증상이 있는지도 확인하여야 합니다. 고혈압과 그 치료에 영향을 미칠 만한 환자의 흡연, 음주, 신체적 활동 같은 생활 습관, 그리고 직업이나 가족 상황과 같은 내용도 향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대다수의 고혈압 환자는 신체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고혈압이 매우 심할 때에나 두통을 느끼며, 후두부 동통이 가장 흔하여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두통을 느끼고, 몇 시간 후에는 자연 소실됩니다. 고혈압과 관련된 다른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두근거림, 피로감이나 발기 부전 등입니다. 혈관 질환으로 추정되는 증상으로는 비 출혈, 혈뇨, 망막 변화에 의한 흐린 시력, 일과성 뇌 허혈에 의한 발작적 무력증 혹은 어지럼증, 협심증 증상, 그리고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혈압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안정된 상태에서 여러번에 걸쳐 혈압을 측정하고, 그 변동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모에서 비정상적인 소견은 없는지 확인하고, 고혈압성 손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위인 안저 검사(망막의 변화)를 해야 합니다. 안저 검사로 고혈압의 이환 기간과 예후를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심장 청진과 복부 잡음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에 부종이 있는지는 정강이뼈의 앞부분 부위를 눌러 보아서 확인합니다.
단백뇨는 콩팥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지속적인 단백뇨는 만성 콩팥병 초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소견입니다. 소변 검사는, 아침 첫 소변은 버리고 두번째 소변의 중간뇨를 채취하여 검사하며, 혈뇨가 있는지 또는 단백뇨나 미세알부민뇨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때로는 24시간 동안 소변을 모아서 하루에 단백뇨가 얼마나 나오는지 정량하는 검사도 필요합니다. 24시간 동안 소변을 수집하기가 번거로우므로, 1회의 소변을 받아서 크레아티닌 1g당 단백량을 구하여 단백뇨의 양을 반(半)정량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혈액 검사로는 혈청 크레아티닌 측정이 주된 검사 항목으로, 이를 통하여 ‘사구체여과율’이라는 신기능의 중요한 지표를 알 수 있으며, 이 수치로 만성 콩팥병의 단계를 정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나이, 성별, 몸무게 등이 필요하며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모든 상태, 특히 60ml/min/1.73m2 이하로 감소한 상태이면, 신기능 감소 단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신장내과 전문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른 혈액 검사로는 혈중 요소질소, 혈청 알부민, 빈혈, 혈중 지질 농도, 전해질 등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신손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콩팥의 크기가 감소하고 혈류 저항지수가 상승하며, 이외에도 콩팥 결석이나 종양의 유무, 구조적인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초음파와 CT검사가 이를 확인하는데 유용합니다.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할 때 투여하는 조영제는, 신기능을 급성으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콩팥 생검은 속칭 조직 검사라고도 하며, 콩팥의 일부를 바늘로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콩팥 조직을 관찰하는 것으로, 콩팥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며, 콩팥 질환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하여 때로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