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진단 받은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치료는 여러 약제를 병합한 항암화학요법에 rituximab 이라는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근간으로 합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을 비롯한 여러 B림프구 유래 림프종의 경우 세포의 표면에 CD20이라는 항원 단백질을 발현합니다. Rituximab은 이 CD20에 대한 단클론항체(특정 면역 수용체에만 결합하도록 만들어진 항체)로, 체내에 투입되면 광범위큰B세포림프종 세포 표면의 CD20 항원에 결합하여 다양한 기전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1970년대 이후 림프종의 치료에 지금까지도 이용되고 있으며 림프종 치료에 효과가 입증된 몇 가지 약물을 병합하여 투약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항암화학요법으로는 매 3주마다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그리고 경구 혹은 주사제의 스테로이드 제제인 prednisolone (혹은 prednisone)을 투약하는 CHOP 요법이 있습니다. 호르몬 제제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은 림프계 종양에서는 항암효과를 보이므로 호르몬제나 보조제가 아닌 항암제의 한 가지로써 함께 투약합니다. 실제 국내에서 국민건강보험을 통하여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CHOP 요법에 rituximab을 추가한 rituximab-CHOP (R-CHOP) 요법이 있습니다. 환자 개개인의 동반 질환 등의 신체 상태 등에 따라 실제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개 Ann Arbor 1기 및 2기의 국소적인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이 경우 3~4주기의 R-CHOP 요법 후 병변이 있던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거나 방사선치료 없이 6주기 정도의 R-CHOP 요법만을 시행합니다. 3기 및 4기의 경우 6주기의 R-CHOP 요법이 일반적인 표준치료이며 필요에 따라 추가로 방사선치료 및 자가조혈모세포이식술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개 2-4 주기의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후 한두 차례에 걸쳐 영상 검사를 진행하여 림프종 병변이 줄어들었는지를 중간 점검합니다. 예정된 주기의 치료를 모두 마친 후에는 CT와 PET/CT 등의 영상 검사들과 함께 처음 진단 당시 문제가 있던 부위에 대한 검사를 다시 진행하여 (예를 들면, 골수침범이 있었던 경우 골수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림프종 세포가 사라졌나를 확인함) 치료 결과를 판정합니다. 처음 존재했던 림프종 병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될 경우를 완전 관해라고 하며 대부분은 치료를 끝내고 일정한 간격의 외래 진료를 통하여 재발 여부를 확인합니다. 림프종의 크기가 줄었으나 일부 남은 병변이 있을 경우는 부분 관해라고 하며 이 경우 방사선치료,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술, 2주기 정도의 항암화학요법 연장 등의 다양한 치료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병변의 크기 변화가 없거나 도리어 치료 중 림프종이 진행한 경우는 흔하지는 않으나 가끔 볼 수 있으며 이 경우는 재발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치료합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치료의 근간은 R-CHOP으로 대표되는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이지만 방사선치료를 유용한 치료법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1기나 2기의 국소 병변인 경우 3~4주기의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 후 병변이 소실되거나 상당히 소실된 것을 확인한 다음 처음 병변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병기에 관계 없이 rituximab+항암화학요법 후 암세포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남은 부위가 약간 있다고 의심된다면 해당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합니다. 고령 등으로 인하여 신체 상태가 좋지 않아 완치를 위한 치료가 어렵거나 여러 차례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많이 진행하여 완치 가능성이 없을 경우라도 종양이 장기를 누르거나 통증을 유발한다면, 종양의 크기를 줄여 증상의 개선을 도모하는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에서 예정된 rituximab +항암화학요법을 종료한 후 재발율을 더욱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골수의 조혈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용량의 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하여 치료 전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채집하여 얼려두었다가 항암화학요법 직후 체내에 주입하여 골수 기능을 보전하는 시술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제예후인자 (International Prognostic Index; IPI - 아래 설명 참조) 등을 통하여 예상되는 재발율이 높지 않은 경우에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또한 재발율이 높은 경우라도 Rituximab이 치료에 추가된 이후에는 생존율이 향상되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역할이 좀더 줄어든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5가지 IPI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 등 재발의 위험이 매우 높은 일부 경우에서는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추가로 시행하는 것이 치료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존재합니다.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 후 종양세포가 일부 남아 있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병이 한 차례 재발한 이후에 다시 한 번 완치의 기회를 갖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합니다.
환자의 나이가 매우 많거나 기존에 가진 질병 등을 인하여 전신 상태가 불량한 경우 무리한 항암화학요법은 치료로 인하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치료에 의한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항암제의 용량을 상당히 줄여서 투약하는 방법, 스테로이드 제제만을 사용하는 방법 및 rituximab 단독 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치료법은 현실적으로 완치가 아닌 일시적인 증상 완화와 삶의 질 개선 및 약간의 생존기간 연장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인 R-CHOP 요법을 기준으로 가능한 부작용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Rituximab의 경우 주사를 주입하는 중 열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화끈거리고 피부에 발진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단클론 항체제제인 rituximab에 대한 신체의 과민반응으로 발생하는 급성증상으로 '주입관련반응 (infusion related reaction)'이라고 합니다. 대게 잠시 주사를 중단했다가 속도를 늦추어 다시 투약하고, 가벼운 보조약제를 추가하여 조절하는 것으로 잘 해결됩니다. Rituximab의 주입관련반응은 대체로 첫 주기에 흔하게 나타나고 둘째 주기 이후부터는 빈도와 정도가 많이 줄어들지만, 소수에서는 호흡곤란이나 쇼크가 오는 등 심한 과민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rituximab 주입 중에는 신체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Doxorubicin (혹은 adriamycin)은 anthracycline 계열의 항암제로 붉은 색을 띤 액체 형태의 주사제입니다. 주사제의 일부가 혈관 밖으로 유출될 경우 약제에 노출된 피부가 괴사되는 등의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이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하여 동전 크기만한 케모포트(chemo-port)라는 장치를 어깨 부위 피부 아래에 심고, 이 케모포트로 들어간 주사액이 쇄골하정맥을 통하여 안전하게 주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모든 경우의 환자에게 케모포트 등의 중심정맥 삽입을 하지는 않으나 특히 팔의 혈관을 잡기 어려운 경우 적극 고려할 수 있습니다. Doxorubicin 제제가 주입될 때 주사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알려 더 이상의 주입을 막고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림프종에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복용으로 인하여 부종, 불면, 식욕 과다 증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간 복용하지는 않으므로 거의 대부분 복약 중단 후 호전됩니다.
대부분의 항암화학요법과 마찬가지로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항암화학요법은 어느 정도의 오심 (울렁거림)과 구토를 초래합니다. 이를 경감 및 예방하기 위하여 항구토제가 치료 직전부터 투여됩니다. Doxorubicin 등이 병합된 대부분의 치료에서 탈모가 발생하는데 치료를 마친 후에는 다시 모발이 자라납니다. 설사나 변비 등은 적절한 보조 약제를 통하여 대부분 잘 조절됩니다.
항암화학요법을 시작하면 약제로 인하여 체내의 림프종 세포가 사멸하게 되는데 이 때 정상 백혈구도 그 수와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백혈구는 신체에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곰팡이균)과 같은 각종 미생물로부터 신체를 지켜주는 면역 기능을 합니다. 3주 주기의 R-CHOP 요법의 경우 개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 매주기 치료 후 10~14일 정도 되는 시점부터 수일 동안 혈액 중의 백혈구 수치가 현저히 감소합니다 [그림7]. 백혈구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호중구를 기준으로 한 절대 호중구 수(absolute neutrophil count; ANC)가 500/μL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감염증에 상당히 취약해 지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생물에 의해서도 감염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R-CHOP 요법 등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에서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백혈구 감소가 급성 백혈병의 고용량 항암화학요법만큼 심대하거나 오래가지는 않으므로 적절한 치료로 대부분 해결되지만, 지나치게 방치하는 경우나 전신상태가 안좋은 고령자의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치료를 마친 후에는 약물 사용으로 인한 장기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Doxorubicin은 심장 독성을 가진 약물인데 평소 심장 기능에 이상이 없던 사람이 6주기의 R-CHOP과 같은 정도의 치료를 받을 경우 실제 심장 기능의 손상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에 걸쳐서 많은 양의 doxorubicin 등의 anthracycline 제제 투약을 받은 경우나 치료 전부터 심장 기능이 이미 좋지 않았던 경우에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Vincristine은 거의 모든 림프종 치료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로 특징적인 말초신경병증(손발저림)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용량의 vincristine을 사용하더라도 말초신경병증의 정도는 개인차가 큰 편인데 당뇨가 있거나, 이미 다른 이유로 말초신경병증을 가진 경우 치료 후 손발저림으로 인한 불편감이 더욱 클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치료 중에 말초신경병증이 심해져서 항암치료의 후반부에는 vincristine을 제외하고 투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 2년 이상이 지나서까지 증상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경감됩니다.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는 경구 약제들이 있어 처방이 가능하지만 짧은 기간의 처방으로 큰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치료 후 (혹은 치료 중) 손발저림으로 인한 불편이 발생할 경우 담당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R-CHOP을 위시한 초기 Rituximab + 항암화학요법 중에 병이 진행하는 경우가 소수에서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광범위큰B세포림프종 환자들의 경우 치료로 완전 관해를 획득하게 되고 예정된 주기의 치료를 마친 후에는 경과를 관찰하게 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다시는 병이 문제가 되지 않아 완치에 이르게 되고, 반대로 일부의 환자들은 결국 병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광범위큰B세포림프종 재발의 대부분은 진단 후 24개월 이내에 이루어지는데 이후에도 빈도는 현저히 낮으나 늦은 재발도 가능합니다. 환자의 재발율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표준국제예후인자 (Standard International Prognostic Index; Standard IPI)입니다. 나이가 만 60세를 초과하는 경우, 혈청 LDH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 Ann Arbor 병기가 3기 혹은 4기인경우, 미동부종양협동연구그룹(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ECOG)에서 제정한 신체 활동도 (performance status)가 2점 이상으로 불량한 경우, 그리고 2개 이상의 림프절 외 병변이 있는 경우의 5가지가 좋지 않은 IPI 요소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요소 중 0~1개에 해당하는 경우는 저위험군 (low risk), 2개에 해당할 경우 중간-저위험군 (low-intermediate risk), 3개에 해당하면 중간-고위험군 (high-intermediate risk), 그리고 4개 혹은 5개 모두를 만족할 경우 고위험군 (high risk)로 분류하며 각 위험군에 따라 재발의 가능성이 상이하며 이에 따른 생존율도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저위험군의 경우 R-CHOP 요법으로 충분한 치료를 받았을 때 완치율이 90%에 육박하는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는데 반하여 고위험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표준 IPI가 실제 환자 개인의 치료 성패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IPI 이외에도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유전적인 기원 등 치료 성적이 차이를 가져오는 몇 가지 다른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발 시에는 우선 다시 림프종의 관해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 받게 되는데 이를 구제요법이라고 합니다. 림프종의 치료에 반응하는 다양한 항암제들을 병합한 다양한 방식의 구제요법들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그 효과가 대동소이하여 특별한 표준치료법은 없습니다. 구제요법을 통하여 다시 완전 관해를 얻더라도 추가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부분 또다시 재발합니다. 재차 관해를 획득한 후, 나이가 젊고 신체 기능이 유지되는 환자의 경우 다시 한번 완치의 기회를 얻기 위하여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합니다. 재관해 획득 후 성공적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마칠 경우의 약 30-40% 내외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이후에 다시 병이 재발한 경우에는 다시 구제요법으로 관해를 획득한 후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기증받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실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는데 치료의 급만성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만만치 않으며 고령자나 전신 상태가 불량한 경우 위험성이 높다는 제약점이 있으나 일부의 환자에서 완치의 기회가 존재하는 시술입니다.
고령 등의 이유로 불량한 전신상태를 가져서 현실적으로 이식을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 구제요법, 관해 후 휴약, 진행 후 다시 구제요법을 반복 시행하는데 이 경우 완치의 가능성은 매우 적으며 증상 개선과 삶의 질 유지가 현실적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