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은 발생 가능한 부위가 신체 전반에 걸쳐 있으므로 나타나는 증상 역시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림프절이 커짐으로 인하여 해당 림프절이 만져지는 것입니다. 양측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분이 흔히 만져지는 부위입니다. 림프종으로 인하여 편도가 부은 경우 인후통을 동반하여 일반적인 편도염으로 오인될 수 있고, 복부에 림프종 덩어리가 크게 성장할 경우 복부 팽만과 복통을 호소하게 됩니다. 림프종이 위장관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이 막혀서 소화불량, 구토, 변비 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위장관 혈관이 손상되어 빈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액세포를 생산하는 골수에 림프종이 침범한 경우 빈혈,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이 동반되고, 이 경우 빈혈로 인한 피로, 운동호흡곤란, 어지럼증, 백혈구 감소로 인한 감염 취약성, 혈소판감소증에 기인한 출혈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을 비롯한 다수의 림프종에서는 진단 시 체중 감소, 발열, 야간 발한 (밤에 땀이 나는 증상)이라는 특징적인 증상들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B증상(B symptom)이라고 합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생긴 가벼운 체중감소는 B증상으로 볼 수 없으며 대개 식사요법이나 운동 등의 자의적인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수개월 이내에 평소 체중의 5~10% 이상이 감소한 경우를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감소로 간주합니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열감이 아닌 체온계를 통하여 체온의 비정상적인 상승이 확인된 경우를 발열로 볼 수 있습니다. 야간 발한 역시 가볍게 약간의 땀이 나는 정도가 아닌 밤에 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심한 발한이 B증상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B증상은 환자에 따라 전혀 없을 수도 있고, 세가지 중 한두 가지만 혹은 세가지 모두를 동반한 경우 모두가 가능합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을 비롯한 각종 림프종의 확진 방법은 병리 조직검사입니다. 조직검사란 림프종의 침범으로 인하여 크기가 커진 림프절 혹은 림프절 외 병변의 덩어리 일부 (조직)를 얻은 후 얻은 조직을 얇게 잘라서 유리 슬라이드에 붙이고 적절한 염색을 한 다음, 조직 내의 세포 모양을 병리 의사가 현미경을 통하여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보통 기본적인 염색 (H&E 염색)을 통하여 세포의 모양을 확인하여 림프종 의심 여부를 한 차례 살피고, 각각의 림프종마다 세포 표면에 다양하게 발현하는 단백질에 대한 특수 염색(면역조직화학염색)들을 시행하여 어떤 종류의 림프종인지를 확인하는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조직검사는 하나의 림프절 혹은 림프절 외 병변의 전부를 수술적으로 떼어내어 검사하는 절제 생검 (excisional biopsy)과 얇은 침으로 병변을 찔러 침 끝 부분 홈 부위를 통하여 조직의 일부를 얻는 침생검 (needle biopsy) 및 기타 조직의 일부를 얻는 절개 생검 (incisional biopsy) 등이 방법이 있습니다. 같은 림프종이라도 각 아형에 따라 치료 방법, 예후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아형 진단이 중요한데 이를 위하여는 다양한 종류의 특수 염색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일부 부위보다는 림프종이 침범한 림프절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 정확한 병리 진단에 큰 도움이 되므로 가능한 경우 절제 생검을 원칙으로 합니다. 병변의 위치로 볼 때 절제 생검이 어려운 경우 (예를 들어 바깥에서 떼어내기에는 신체의 너무 깊은 곳에 병변이 있어 큰 수술을 통하지 않고는 절제 생검이 불가능한 경우나 위장관 내에 병변이 있어 내시경을 통하여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 등), 차선책으로 침생검 등을 시행하는데 이 경우 간혹 아형을 확진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조직을 얻지 못하여 재검사를 하거나 수술적인 조직검사를 다시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 후 혹은 확진 전이지만 림프종이 강력히 의심될 경우 림프종이 신체에 퍼진 범위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들, 즉 병기 설정을 위한 검사들을 시행합니다. 림프종은 전신에 분포가 가능하므로 목 부위 (경부), 가슴부위 (흉부), 배부 위 (복부 및 골반)의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합니다. 또한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은 양전자단층촬영(PET 혹은 PET/CT)이 병기 설정 및 이후 치료 반응 평가에 큰 도움이 되는 암종으로 처음 진단 시와 치료 결과를 평가할 때에는 PET/CT를 함께 촬영합니다. 이외에 림프종 침범이 의심되는 특정한 부분에 대하여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의 추가 영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 환자의 약 10~15%는 림프종의 골수침범이 동반되므로 모든 환자에서 골수검사를 시행합니다. 골수검사는 골수 (뼈의 안쪽) 부위의 골수액을 주사기를 통하여 뽑아 얻고(골수흡인검사), 또한 골수의 조직 일부를 얻어 슬라이드를 만들어 분석하는 (골수 조직검사) 두 가지로 이루어지며 성인의 경우 대개 엉덩이뼈 뒷부분에서 이루어집니다.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하여 좌우 양측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 환자의 일부에서는 뇌와 척수 (척추뼈 내부에 위치한 뇌에서 비롯한 신경다발)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림프종이 침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으며 특수한 추가 치료가 요구됩니다. 뇌와 척수 침범이 의심되는 일체의 증상 (심한 두통, 심한 어지럼증과 그로 인한 구토, 시력 이상, 척추 압박으로 인한 마비 증상 등)이 있을 경우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합니다. 증상이 없을 경우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중추신경계 침범 가능성이 있으므로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합니다.
- 부비동, 고환, 후복강, 경막외 부위의 병변이 있는 경우
- 혈청 lactate dehydrogenase (LDH) 수치가 상승된 경우
- 골수 침범이 있는 경우, HIV 감염을 동반한 경우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치료에 사용하는 rituximab이라는 표적치료제와 스테로이드 제제는 (치료 부분 참조) B형 간염 보균자에게서 B형 간염의 재활성화를 잘 유발합니다. 따라서 모든 환자에게서 진단 시 B형 간염 보균여부에 대한 혈액검사를 시행하며, 보균자임을 이미 알고 있거나 새롭게 보균자로 확인된 경우 보다 B형 간염과 관련한 보다 상세한 검사들을 시행하고 항바이러스제를 예방적으로 복용합니다.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림프종 세포가 신체의 여러 부위로 번져 각 장기의 기능 부전과 감염증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림프종이 신체에 분포한 정도에 따라 병기를 나누는데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은 대부분의 림프종에서와 같이 Ann Arbor 병기를 사용합니다. 한 개의 림프절 혹은 림프절 외 병변만을 가지고 있을 경우 1기에 해당합니다. 두 개 이상의 병변을 가진 경우 횡격막을 기준으로 하여 윗부분 혹은 아랫부분 중 한쪽만 침범한 경우는 2기로, 위 아래 양쪽을 모두 침범한 경우는 3기로 봅니다. 다만 서로 떨어져 분포하는 2개 이상의 림프절 외 병변을 가진 경우와 간 전반과 골수를 침범한 경우는 병변의 개수에 관계 없이 4기로 간주합니다. 보통 숫자 병기 뒤에 영어 알파벳을 함께 붙이는데 B증상을 동반한 경우 B, 1개의 림프절 외 병변을 가진 경우 E, B나 E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A를 붙입니다. 2기와 3기를 횡경막을 기준으로 나누는 이유는 과거 림프종의 주된 치료가 방사선치료였을 때 방사선을 조사할 수 (쬘 수)있는 영역이 보통 몸통의 절반 정도 크기였던 관계로 림프종의 퍼진 정도를 하나의 방사선 조사 범위에 들어가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Ann Arbor 병기는 종양의 조직학적인 분화도 등의 특징을 반영하지 못하고, 큰 병변이 매우 많아 실제 예후가 좋지 않은 2기와 작은 병변이 두세 개에 불과한 3기가 존재할 수 있는 등의 한계가 있으나 현재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