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노인 당뇨병에서도 청장년의 당뇨병 진단 기준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즉, 정맥 혈당치가 공복 시 126 mg/dL 이상이거나, 당뇨병의 전형적 증상(물을 자주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많이 보고, 음식을 자주 많이 먹고, 체중이 준다.)이 있을 경우 식사시간과 관계없이 측정한 혈당치가 200 mg/dL 이상이거나, 경구 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혈당치가 200 mg/dL 이상이어도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청장년 당뇨병에선 다소 공격적일 정도의 적극적 치료로 혈당을 정상으로 만드는데 주력합니다. 이는 만성합병증의 방지를 포함한 장기간의 고혈당에 의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여생(life expectancy)을 고려할 때에 노인 당뇨병에선 오랜 시간이 지나야 생기는 만성합병증의 방지보다 저혈당의 예방, 급성 혼수의 방지 및 삶의 질 개선에 더 역점을 둡니다. 특히 노인 환자에서 자율신경계의 부조화, 영양 부실, 알코올 의존성, 여러 약물의 복용 기회 많음, 콩팥과 간 기능의 약화, 미세혈관합병증 발병 등의 이유들로 인해 더 자주 더 심하게 저혈당이 잘 발생합니다. 노인에선 저혈당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며 너무 과도한 혈당 조절은 저혈당을 유발하여 심혈관 합병증 및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의 관리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할 일은 현재의 당뇨병의 상태, 여생, 경제능력을 비롯한 생활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노인 당뇨병의 식사요법은 당뇨병의 일반적 특성을 생각할 때 기본이 됩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식사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도록 하거나 불이행을 나무라는 것은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노인에선 식사의 정규성, 식품섭취의 균형과 같은 실천 가능한 내용을 처방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노인은 다른 병이 있거나 약물복용 중이어서 운동을 못하는 수가 많습니다. 젊어서부터 운동을 해오지 않은 노인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노인 당뇨병에서 운동에 의한 혈당과 지방질 개선 효과가 애매합니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에서 운동은 당조절과 같은 청장년에서의 운동효과를 얻기 위한 목적 보다는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심장혈관합병증을 예방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둡니다.
노인 당뇨병에서도 당 조절이 불량하거나, 합병증이 있거나, 다른 병이 겹치거나, 수술을 받는 경우 등에는 인슐린 주사가 필요합니다. 노인에선 시력, 손 운동 장해, 인지 능력 등을 고려하여 인슐린 주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노인증후군은 노인에서 노화와 관련하여 뚜렷하게 자주 생기는 병적 상황들을 가리키는데 기능장해, 낙상과 골절, 요실금, 우울증, 인지장해, 영양불량과 근감소증, 통증 등이 대표적 노인증후군입니다. 노인 당뇨병이 있으면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2∼3배 더 노인증후군이 발생합니다. 낙상을 예로 들면, 당뇨병과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은 말초감각, 반응시간, 안정화 노력, 보행 속도, 보폭 등을 모두 저하시켜 전도를 유발시킵니다. 여기에 혈당조절 실수로 저혈당이 오면 그 정도는 더 심해집니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 치료시 노인증후군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에 바탕 하여 노인증후군이 동반된 노인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의 치료와 함께 노인증후군의 악화를 방지하는 치료 실행이 당연히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노인 당뇨병 환자가 노쇠당뇨병 환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일컬어지는 근육감소증은 근육력과 근육량, 즉 근육의 질과 양의 감소이며 신체적 비활동이 따릅니다. 노인 당뇨병에서 강조하여 주의해야할 근육감소증은 과체중 노인과 저체중 노인 양측에서 모두 발병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 체중 감소는 근육감소증을 악화시킵니다.
노인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의 하나는 증상을 없애는 수준까지 혈당치를 내리고 저혈당의 발생을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생이 많이 남은 환자에서는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과 같은 당뇨병의 만성합병증의 발생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여러모로 취약한 노인환자에서 치료에 의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그다지 적절한 치료목표가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개 하루 중 혈당치가 200 mg/dL를 넘지 않고 공복 시 혈당치가 140 mg/dL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을 권고하기도 하지만 여명, 기능, 병발증 등을 넉넉히 감안하는 개별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철저히 개별화하여 목표를 전해야 합니다.
노인 당뇨병에서 인플루엔자 독감 예방 백신은 필수입니다. 예방접종 효과는 백신주사 후 1주일 이내에 나타납니다. 효과 지속기간은 약 5개월 정도이므로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를 감안하여 매년 9월부터 11월 중순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론 백신을 맞는다고 인플루엔자 감염을 100%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청·장년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뒤 70∼90%가 효과를 보는 반면 65세 이상 노인은 접종 효과가 30∼40%에 불과합니다.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감염됐을 경우 약하게 앓습니다. 백신 접종을 받은 노인은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 가능성이 50∼60%, 사망률은 80% 정도 줄어듭니다. 또한,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건강한 사람의 약 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세균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이 생깁니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에선 백신을 맞는 게 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