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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건강정보

소화불량

기능성 소화불량의 치료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이 복합적인 것처럼 치료도 단일요법보다는 복합적이고 대증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적절한 검사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여 증상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경우 위약(placebo)만으로도 일부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호전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속 쓰림과 체함이 주증상이므로 제산제와 위장운동개선제가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최근 내장의 과감각이 위장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 보고되면서 내장진통제가 연구되었으며 일부 약제는 실제 임상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1. 위산분비억제제

1) 제산제

속쓰림이나 상복부 통증이 주증상인 경우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는 위벽세포의 히스타민 2 수용체에 작용하여 위산의 생성을 억제합니다. 단일 투여로 4시간에서 8시간의 위산 억제 효과를 보이며, 자극에 의한 위산분비를 약 70%가량 감소시킵니다.

3) 프로톤 펌프 억제제

지난 20년간 프로톤 펌프 억제제의 개발은 소화기 질환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현재 소화성 궤양과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 일차 약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만성 위염의 유무에 상관없이 상복부 통증 증후군의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경우에는 위산의 분비량은 정상인에 비해 높지 않으나, 일부에서는 위산에 대한 위점막의 과민반응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궤양과 마찬가지로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사용함으로써 증상의 소실을 기대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에 반응합니다. 궤양의 증상을 갖고 있는 급만성 위염 및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치료는 제산제를 우선적으로 투여하여 증상의 소실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체, 프로톤 펌프 억제제의 순으로 치료 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2. 위장운동 촉진제

위장운동 촉진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치료에 있어서 산분비 억제제와 더불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제입니다.

3. 내장의 진통약물(Visceral analgesics)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 중 상당수가 위의 팽창자극에 대해 정상인보다 적은 부피나 압력에도 불쾌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내장과민성이 기능성 소화불량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를 조절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들이 있어 왔으나, 내장과민성에 대한 약물치료법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1) 항우울제(Antidepressants)

항우울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의한 효과가 인정된 약물은 흔하지 않습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신경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용량보다 적은 용량으로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 대조군에 비해 증상의 호전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확한 약리작용은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2) 위저부 이완제(fundus-relaxing drugs)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40% 정도가 식후 위저부 이완장애로 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저부의 이완을 증가시키는 약물로는 수마트립탄, 부스피론, 클로니딘 등이 있습니다. 수마트립탄은 편두통의 치료제로 사용하던 약물로, 식후 조기포만감을 호전시키며 위팽창에 대한 과민성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나, 피하주사를 장기간 투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부스피론은 항불안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로, 위약에 비해 유의한 증상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클로니딘도 위저부의 이완증가 및 위장감각능의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로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3) 5-HT3 수용체 억제제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은 분명하지 않지만 위팽창에 대한 과민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십이이장 내에 지방의 투여로 인한 위감각의 과민성을 줄여 줌으로써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콜레시스토키닌 수용체 길항제(CCK receptor antagonist)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은 흔히 고지방식이 십이지장 내로 주입되면 오심, 팽만감 등을 호소하며, 식후에 나타나는 이러한 증상들의 발생에 콜레시스토키닌 수용체가 상당 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콜레시스토키닌 수용체 길항제인 록시글루마이드는 십이지장 내에 지방을 주입할 때 유발되는 과감각을 줄여 주고 유동식의 위배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임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5) 오피오이드계 물질(opioid substance)

오피오이드에 의한 통증의 억제는 말초신경 혹은 중추신경에 분포하는 여러 오피오이드 수용체의 활성화에 의해 일어납니다. 오피오이드 수용체 촉진제는 내장과민을 조절하고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중독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6) 고춧가루를 이용한 치료

고춧가루의 매운 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을 이용하면 내장 통증의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형 신경섬유를 활성화시키거나 불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캡사이신은 투여 초기에는 통증을 유발하지만 소량씩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탈감작을 통해 오히려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기능성 소화불량의 정신의학적인 치료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이해와 치료는 오랫동안 많은 의사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병태생리 및 치료에 대해서 아는 바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에는 위내시경, 위장운동 검사 등의 생물학적 평가 외에도 정신의학적 진단을 가려낼 수 있는 사회적 스트레스, 성격, 정신상태, 질병상태 혹은 질병행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5. 행동요법

종종 환자나 의사는 기능성 소화불량이 잘못된 생활습관(과식, 과음 혹은 과다한 흡연 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소화기증상을 경험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이러한 소화기 증상은 스트레스, 과로, 불규칙한 생활에 의해 더 심해집니다. 그리고 환자들은 어렵지 않게 자신들의 증상을 유발시키는 요인을 알고 있다고 진료 시에 종종 이야기하곤 합니다. 대다수의 의사는 환자들의 올바른 행동교정을 통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 호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생활습관이나 식이를 조절하는 방법은 아직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것이 아니므로 유발인자와의 연관성에 대한 체계화된 연구가 필요하며, 기능성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생활습관의 교정을 권유할지 여부는 환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환자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설명을 잘 해주어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에 있으며, 식습관의 교정이나 동반된 우울증이나 불안감 등의 치료 또한 고려하는 것입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내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