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점막 또는 십이지장 점막이 탈락해나가면서 점막하층이 노출되도록 헐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위산의 과다 분비, 점막 보호능력의 감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 등 약물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오목가슴의 통증이 주 증상이지만, 통증 없이 출혈이 발생하여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보통 흑변을 보이지만, 갑작스런 대량 출혈인 경우 혈변이나 혈성 구토를 보이는 토혈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을 시행하여 진단합니다. 위/십이지장 궤양이 발견되어 출혈하고 있거나 노출 혈관이 있어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즉각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합니다. 지혈되어 있고 재출혈 위험도가 낮은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합니다. 위산분비억제제가 주 치료 약제이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는 경우에는 항균제를 사용하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요법을 시행해야 위/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과 같이 문맥압항진증을 가진 환자에서 식도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도 정맥류는 평상시 증상이 없으며, 파열될 경우 출혈하면서 흑변, 혈변, 토혈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으로 진단합니다. 출혈하고 있거나 출혈 위험도가 높은 식도 정맥류는 내시경 지혈술로 즉각적인 지혈 치료를 시행합니다. 출혈 중인 식도 정맥류의 지혈을 위해 정맥내로 약물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출혈하지 않은 식도 정맥류에 대해 출혈 예방 목적의 경구 약물 투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한 구토 후에 식도-위 접합부가 찢어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하며, 말로리바이스(Mallory-Weiss)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으로 진단합니다.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비롯한 보존 치료로 대부분 호전됩니다.
위암도 출혈하여 흑변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부위장관내시경으로 병변을 확인한 후 조직검사로 확진합니다. 일단, 위암이 확진되면 복부 CT 등 위암의 병기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합니다. 매우 초기의 위암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위에 국한된 병기인 경우 완치 목적의 수술을 시행하여 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하게 됩니다.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병기면 항암제 치료를 합니다.
대장 게실증은 대장 벽 일부가 꽈리처럼 오목하게 바깥쪽으로 확장되어 나간 상태를 말합니다. 게실 내부 혈관이 파열되면서 출혈할 수 있으며, 주로 혈변을 보입니다. 대장내시경으로 진단하며, 내시경 중 출혈하고 있으면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합니다. 출혈이 멈춘 상태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지혈됩니다. 그러나, 반복적 출혈을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으며, 이런 경우에는 게실을 포함한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혈관형성이상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들이 뭉쳐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노인에서 발견됩니다. 이들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지만, 간혹 파열되면서 혈변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대장내시경으로 진단합니다. 무증상인 사람에서 대장내시경 도중 혈관형성이상을 발견하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인 혈변 환자에서 대장내시경 도중 혈관형성이상을 발견하였고, 다른 원인 병변이 없다면 혈관형성이상에 대해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합니다. 드물게 매우 큰 혈관형성이상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출혈 원인인 경우에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직장이나 구불결장과 같이 항문에서 가까운 대장에 발생한 암은 혈변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대장암이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면 조직검사로 확진합니다. 위암과 마찬가지로 CT 등 병기 확인을 위한 검사 후 병기에 맞게 내시경 절제술, 외과적 대장 절제술, 항암제 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장에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을 의미하는데,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이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으로 미만성의 궤양에 의한 혈변과 고름을 동반한 곱변이 주 증상입니다. 크론병은 전 소화관에 궤양이 발생하는 만성 염증인데, 주로 소장 및 대장에 궤양을 만듭니다.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 증상이지만, 장이나 항문 궤양에 의한 출혈로 혈변이나 흑변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