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신병적 증상이 시작되는 시기는 남자 환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자 환자의 경우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 많습니다. 사춘기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며 45세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도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병적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 청소년기 환자들은 친구 관계의 변화, 학업 성적의 저하, 수면 문제,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반응 등 소위 ‘전구증상’들을 보이지만, 이런 변화들은 청소년기에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와 뚜렷이 구분하기 힘들고 따라서 이 시기에 정신분열병을 조기 진단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정신분열병은 성별, 문화, 지역의 차이와 무관하게 일정한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 인구의 1%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열병은 환각, 망상, 사고장애 등의 특징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전구기(잠복기)를 거치지만, 이 시기에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눈치 채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변화는 일상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일탈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정신분열병이 나타나기 이전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막연하게, 때로는 구체적으로, 자신이 앞으로 이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기가 힘들 것 같고, 심하면 자신의 존재 그 자체가 없어져 버릴 것만 같은 극심한 공포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주위 사람들의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원래의 그 사람 같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 즉 뭔가 달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거의 없이 갑자기 정신분열병이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정신분열병이 잘 생기는 연령이 15-25세경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춘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서적 불안정성과 정확하게 분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