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치아가 좋은 것은 오(5)복 중의 하나라고 여겨질 만큼 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을 원하는 것처럼 치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치아가 건강하지 않은 상태는 주로 충치가 생기면서 시작됩니다. 충치 치료는 충치의 깊이나 치아 내에서의 위치, 충치의 재발 가능성, 환자의 식습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치료계획이 세워집니다.
충치를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1회의 방문으로 치료를 끝내는 아말감 수복, 복합레진 수복, 글래스 아이오노머 수복과 같은 직접 수복법이 있으며, 대개 2회의 방문이 필요한 금 인레이, 레진 인레이, 도재 인레이와 같은 간접 수복법이 있습니다. 직접 수복법에 해당하는 아말감 수복의 재료인 아말감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아말감이란 수은과 다른 금속의 합금입니다. 이는 치과영역에서 150년 이상 이용되고 있으며, 어금니 수복재료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1819년 영국의 Bell과 1826년 프랑스의 Traveau가 은과 수은의 합금으로 이루어진 아말감을 치아수복에 사용하였으며, 초기에는 은화를 갈아 만든 가루와 수은 합금을 섞어서 썼습니다. 1800년대 중반에는 아말감의 사용여부에 대해 논쟁이 있었는데, 이를 “아말감 전쟁”이라 합니다. 1895년 Black은 아말감 조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높은 물성의 합금을 개발하였고, 최근까지도 많은 아말감 합금의 기초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말감에 포함된 수은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질환도 치과용 아말감과 관련되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고, 1993년 US Public Health Science의 보고 역시 치과용 아말감의 사용을 규제할 어떤 자료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유럽 일부 국가에서 그 생산과 사용을 중단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아말감이 여전히 어금니 수복재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치의학이 계속 발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말감 사용은 사실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말감을 규제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으며, '증거가 없다'라는 말이 상당히 소극적이며 방어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가장 과학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말감의 유해성을 거론하는 일부 인사들의 주장은 상당히 자극적이며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지만 유해성은 주장되는 것이 아니라 입증되어야 하며, 그 과정이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한 체계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미국 치과의사협회와 미국 치과보존학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아말감 수복을 성공적인 직접 수복물로 간주하고 있으며, 치아의 결손부위를 수복하는 훌륭한 재료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환경오염의 방지를 위해 아말감을 다루는 과정에서 수은 사용에 대한 설비 및 유통 과정에 대한 규정이 확립되고 잘 교육되어야 할 것입니다.
잘 치료된 아말감은 오랜 기간 입안에서 잘 유지될 수 있으며 수복재료로서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말감은 충분한 강도를 가지며 술식에 대한 민감성이 적어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마모도는 치아와 비슷하며 금속이 부식되어 나타나는 부산물에 의해 수복물의 미세누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오랜 사용으로 임상에서 그 효용성이 입증되어 있는 재료입니다.
아말감의 색상이 치아 색과 뚜렷하게 구별이 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산물에 의해 치질이 착색될 수도 있습니다. 아말감용 이장재 사용시 이장재가 아말감의 법랑질과 상아질에 대한 기계적인 결합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직접 치질에 접착하는 성질은 없습니다. 입안에서 이종 금속과 접촉할 경우 갈바니즘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갈바니즘 현상이란 종류가 다른 금속 간에 전해질로 연결이 될 경우 전류가 흐르는 것으로 치아의 신경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말감은 물리적 성질이 우수하며, 인레이와 같은 인상채득, 기공과정이 필요 없고 입안에서 직접수복이 가능합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하고 접착과정이 없으므로 치료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급 와동의 변연융선에서 파절 위험성이 있고 경화초기에 압력을 받으면 변형과 파절의 위험성이 있고 굳기 전에 씹으면 변형과 파절의 위험성이 있으며 부식에 의한 치질 착색과 수은에 의한 진료실 오염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합레진은 주변 치질과 색이 비슷해 심미적으로 우수하며 치질과의 접착을 얻을 수 있으므로 치질 삭제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아말감은 수복물 자체가 금속 색이고, 구강 내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식이 일어나 주변 치질을 변색시키는 심미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치질과 접착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 결합에 의하여 유지되므로 수복물의 유지를 위한 와동의 형태를 만들어줘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말감은 술식이 간단하고 인접치와의 접촉면을 형성하기 용이하며 교합에 의한 마모가 복합레진보다 적고 술식의 민감성이 적어 술자에 따른 수복물 결과의 차이가 적습니다.
치과용 아말감의 중요한 성질은 체적변화(dimensional change), 압축강도(compressive strength), 크리프(creep), 부식저항성(corrosion resistance)입니다.
아말감은 경화반응 초기 20분 정도는 수은과 합금의 반응에 의해 약간 수축하는 경향을 보이고 이후에는 팽창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줄어듭니다. 체적은 6~8시간 후에는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24시간 경과 후에 측정한 값을 최종 값으로 합니다. 예외는 아연이 섞인 아말감에서 지연 팽창반응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체적의 변화는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만약 수은이 많아지면 수축량은 적어지지만 물리적 성질이 나빠집니다.
압축강도는 아말감에서 매우 우수하게 나타나는 물리적 성질입니다. 아말감은 압축에는 잘 견디지만 인장력(tension)이나 전단력(shear)에는 매우 약합니다. 따라서 와동은 압축력을 최대로 받도록 하고 인장이나 전단력은 덜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고동 단일 조성형 합금의 경우 1시간 압축강도가 약 250 MPa이상으로 가장 높은 압축강도를 보이는 데, 이는 압축강도가 가장 낮은 절삭형의 45 MPa보다 약 5-6배에 해당합니다. 초기의 압축강도가 높은 것은 경화초기에 아말감에 저작력이 가해져 파절될 위험을 줄일 수 있으므로 중요합니다. 경화 7일 후의 압축강도는 고동 단일 조성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지만 다른 합금과 비교하면 1시간 강도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말감은 완전히 굳은 다음에도 지속적인 힘을 가하면 점탄성(viscoelastic)체와 같은 영구변형을 일으키는 데, 이때 나타나는 변형량을 측정한 것이 크리프입니다. 크리프를 측정하는 방법은 원통형의 아말감 시편을 만들고 경화 후 7일이 경과한 뒤 정적인 힘으로 36 Mpa의 힘을 37±0.3˚C 하에서 가하여 길이의 변화를 1시간, 4시간에 측정하여 크리프 백분율을 계산합니다. 크리프는 입안내에서 6개월 경과 후에는 그 값이 감소합니다.
아말감의 변연부 파절은 크리프와 관련이 있으며 파절이 일어나는 시간과 크리프 간에는 반비례의 관계가 있습니다. 즉 크리프가 낮은 경우 변연부 파절이 쉽게 일어나지 않고 반대로 크리프가 높으면 변연부에서 아말감이 쉽게 파절됩니다. 고동 아말감의 경우 단단하고 크리프값이 낮기 때문에 힘을 받는 부위에서 응력(stress)의 해소가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 변형을 줄이기 위해 고동 아말감 하부의 이장재(base)는 탄성계수가 높은 재료가 필수적입니다.
부식이란 금속이 환경에 의해 화학적 혹은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과도한 부식은 기포를 발생시키고, 변연의 연속성을 파괴하고, 강도를 떨어뜨리고, 입안으로 금속산물을 방출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아말감은 화학적 조성이 다른 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하나의 합금에서 서로 다른 부식 양상을 나타냅니다. 인산완충용액은 아말감의 부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따라서 타액은 아말감이 부식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말감 합금의 성분은 은 65%, 주석 29%, 구리 6%, 아연 2%, 수은 3%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말감은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하고 조작이 간편하며 접착제가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으나, 인장강도가 낮고, 변연부가 떨어져 나갈 수가 있으며, 색조가 치아색과 같지 않고, 다른 금속이 부딪힐 경우 정전기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굳는 시간이 24시간으로 매우 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