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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의 지각과민증

치과에 이가 시리다고 내원하는 환자들 대부분은 지각과민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각과민증은 치아 과민증, 상아질 지각과민증, 치경부 지각과민증, 치근 지각과민증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있지만 상아질 지각과민증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각과민증은 충치나 다른 병적인 원인과 별개로, 외부 자극에 대해 예리하고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개 차가운 음료수에 증상을 호소하는데, 뜨거운 것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온도 자극 외에도 치아의 건조, 젓가락 같은 물질과의 접촉, 달거나 신 음식을 통한 삼투압 등의 자극에 의해서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각과민증은 성인의 8-57%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며, 치주질환을 가진 경우는 60-98%에서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로 3,40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어느 연령 대에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나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지각과민증은 치아 전체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상악이나 하악, 또는 오른쪽이나 왼쪽 등 특정 부위에 한정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많이 발병하는 부위는 원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로 송곳니, 작은 어금니 부위이며 가장 심하게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90% 이상이 잇몸과 치아의 경계부분인 ‘치경부'입니다. 민감성의 정도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람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통증에 대한 개개인의 역치와 심리상태가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나타나므로 예측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많은 이론들이 치아의 지각과민증을 설명하고 있으나 확실하게 정립된 단일 이론은 아직 없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은 1964년 Brannstrom의 '유체역학 이론'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치경부의 법랑질이나 백악질이 소실되면 그 아래 상아질이 노출되어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노출된 상아질은 외부로부터의 모든 자극을 그대로 치수내 신경으로 전달하여 똑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평소보다 민감하게 반응 하게 되며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아의 지각과민증: 지각 과민증 치아와 건강한 치아의 그림

이러한 지각과민증의 발생 기전은, 상아질의 구조와 관계가 깊습니다. 상아세관이 구강 내 환경과 바로 개통된 상태에서 물리, 화학적 자극 및 열자극 등이 가해지면, 상아세관 내에 있는 액체가 안팎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속도는 상당히 빠르고, 액체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압력이 치수 내에 있는 세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세포가 늘어나거나 압축되면서 세포에 접촉하고 있는 신경이 이 변화를 감지하여 자극을 뇌로 전달하여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노출된 상아질 단면

외부 자극에 의한 상아세관 액의 이동

1. 지각과민증의 원인

1) 잇몸쪽에 이가 패이는 경우

지각과민증상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위는 치아와 잇몸이 닿는 경계부입니다. 보통 이 부위의 잇몸이 내려가서 이뿌리가 노출되어 있거나, 이가 U형, 혹은 V형으로 패여있는 경우 바람이 불거나 찬 물을 마실 때, 혹은 양치질 할 때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옆으로 칫솔질을 하는 잘못된 양치습관, 과도한 교합력에 의한 치아의 미세파절, 혹은 산성 음식이나 치태의 부착으로 인한 화학적인 치아면의 용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잘못된 양치 습관

지각과민증이 있는 경우,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 것이 잘못된 양치 습관입니다. 양치 습관이 잘못된 경우, 특히 좌우로 문질러 닦는 습관을 가진 경우는 지각 과민증 뿐 아니라 치아에 형태적인 손상까지 야기하게 됩니다.

잘못된 양치 습관: 좌우로 문질러 닦은 양치 습관으로 인한 치아 손상 사진

과도한 힘으로 좌우로 문지르면서 칫솔질을 할 경우, 치경부의 잇몸이 자극을 받아 뿌리 쪽으로 내려가면서, 덮고 있던 치아 뿌리의 일부를 노출시키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칫솔질이 계속될 경우, 치경부의 얇은 법랑질과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이 닳아나가 그 아래 상아질이 드러나게 됩니다. 결국, 민감한 상아질이 노출되어 외부 자극에 대해 과민증을 보이게 됩니다.

또한 좌우로 문질러 닦는 양치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치아의 치경부가 'V' 형태로 푹 파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경우, 오른손잡이인 사람에게서는 왼쪽 치아에 많이 나타나고, 주로 볼쪽 치경부에 많이 나타나며 양치할 때 힘이 가장 집중되는 송곳니, 작은 어금니 부위에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과도한 교합력

식사를 할 때, 치아는 상하운동뿐 아니라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힘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씹는 힘이 지나치게 강할 경우, 치아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는 가장 약한 부위에서 변형, 비틀림 현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법랑질이 가장 얇게 덮인 치경부에서부터 법랑질의 미세한 파절이 일어나, 상아질이 노출되게 되고 깊게 패인 ‘V'형태의 병소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이는 잘못된 양치습관으로 생긴 병소와 유사한 형태를 보입니다.

또한 이갈이 습관을 가진 경우, 전반적으로 교합면(저작부위)의 법랑질이 닳아 곳곳에 상아질이 노출되어 지각과민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도한 교합력으로 인한 치경부 법랑질의 미세 파절

산에 의한 용해

치아의 법랑질은 내부의 상아질을 보호하기에 충분히 단단한 조직으로 무기질 성분으로 이루어진 석회화된 조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탄산 음료나 산성 음식 등으로 인한 산성 환경에서는 아무리 단단한 법랑질도 화학적 용해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단단하던 부분이 푸석푸석하게 변하는데 특히 치경부는 법랑질이 얇게 덮여 있기 때문에 산성 환경에 더 쉽게 용해되어 결국엔 상아질이 노출되게 됩니다. 외부의 힘이 아닌 산성 물질에 의해 용해된 경우, 치경부는 'U'형태로 좀 더 부드러운 외형을 갖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이유가 단독적으로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2) 구강 위생 불량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경우는 치주질환과도 연관성이 깊습니다. ‘풍치’라고도 알려져 있는 치주염은 치아 주변에 치태, 치석이 축적되어 치아를 지지해주고 있는 주변 조직(잇몸뼈, 잇몸 등)이 파괴되는 질환입니다. 뿌리부분을 덮고 있던 치주조직이 파괴되면서 치아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고 치아는 외부 자극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뿌리부분에서 상아질을 보호하고 있던 백악질은 법랑질과 달리 잘 마모되기 때문에 조금만 지나면 상아질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치태나 치석의 지저분한 균들이 만들어내는 산성물질은 노출된 상아질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치주질환을 가진 사람의 60~98%가 지각과민증을 지니고 있다는 보고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구강 위생 불량으로 인한 치주질환은 지각과민증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치주 치료 후

잇몸 치료 후 이가 시리다고 치과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케일링이나 잇몸 치료를 받은 후 지각 과민증이 생겼다고 호소하기로 합니다. 실제로 치주치료 후 일시적인 지각과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치주 치료 과정중, 치경부 근처를 덮고 있던 치석들이 제거되면서 치근이 노출되어 일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쉽게 비유를 하자면 두꺼운 옷을 껴입고 있다가 벗고나면 추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치주 치료

또 하나는 스케일링이나 치석제거술을 받는 과정에서 치석과 함께 치근의 외부 층인 백악질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에, 상아질이 노출되어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수복 치료를 받은 후

충치가 있는 경우, 혹은 이가 파절이 되어 치료를 요하는 경우 이를 부분적으로 삭제하거나 전체를 삭제한 후 크라운과 같이 전체를 덮는 형태의 수복물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러한 치료 후 찬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리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수복치료를 위해 치아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민감한 상아질이 노출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복물은 금속을 함유하는데 금속의 열전도율은 법랑질 보다 빠르기 때문에 찬 음식에서 오는 자극이 상아질과 치수에 빠르게 전달되어 이가 시리다고 느끼게 됩니다. 또한 치아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치수에 가역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지각과민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치료 후 내부의 치수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자연히 소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식이, 약물 등으로 인한 산성화

내인성 또는 외인성 산에 의해 치아의 일부가 용해되는 현상을 ‘침식증(erosion)‘이라고 합니다. 치아의 지각과민증은 법랑질의 소실, 치아 뿌리의 노출로 상아질이 구강환경과 접촉하게 되어 생기는 현상이므로, 산성화에 의한 치아의 용해는 지각 과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적인 원인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환경에 의한 것입니다. 신과일이나 초절임음식, 탄산음료, 와인, 사이다 등과 같이 산을 포함하는 음식은 pH가 낮아 구강 내에 장기간 머물게 될 경우, 치아 조직의 화학적 용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건전지 제조 공장 근로자와 같이 직업적인 특성상 산성증기를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침식증의 위험군이 될 수 있습니다.

내부적인 원인으로는 탈장, 만성 알콜 중독, 식이 장애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위산 역류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특징적으로 상악 앞니의 입천장부위, 하악 어금니의 볼쪽부위, 저작부위의 법랑질이 얇아지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식이, 위산 역류 등으로 인한 산성화

6) 노화 등으로 인한 생리적 현상

특별한 원인이나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노화현상과 동반하여 치아 뿌리가 노출됩니다. 전반적인 잇몸의 퇴축에 의해서, 또는 대합치가 없어진 경우, 치아의 정출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치아 뿌리부분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어느 정도의 지각과민은 생길 수 있는 증상입니다.

2. 지각과민증 이외의 원인 - 충치, 치아 균열

지각과민증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충치가 생긴 경우 치아의 법랑질이 손상을 받아 내부의 상아질이 노출되어 있으면 치아 내의 신경은 민감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찬 물이나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리거나 시큰거린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치아의 법랑질에 금이 간 경우에도 법랑질의 연속성이 파괴되어 있고 미세한 법랑질, 혹은 상아질의 금이 간 부위를 통해 자극이 치수로 전달되면 지각과민증과 같이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음식을 먹거나 이가 맞닿을 때 전기가 오르는 것과 같이 찌릿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각과민증과는 구별을 할 수 있습니다. 치아에 금이 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치수 근처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외부 자극이 미세한 금을 통해 바로 치수 내 신경까지 전달되어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지각과민증 이외의 원인

3. 예방

지각 과민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그 원인을 제거해 주는 것으로 환자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다른 치과 질환과 마찬가지로 지각 과민증을 예방하는 첫 번째는 구강 위생 관리입니다. 적절한 양치질을 통해 충치나 풍치 뿐 아니라 지각과민의 원인 또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올바른 양치 습관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

양치할 때 과도한 힘을 준다거나, 강한 칫솔모의 칫솔, 마모도가 높은 치약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고, 위아래로 닦아주는 양치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산성 음식을 먹은 후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은 치아의 마모를 가속화 시킬 수 있으므로 양치 전에 물로 먼저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치약은 불소 성분이 포함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치아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힘을 받을 경우, 치아가 깨져나가거나 닳아나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딱딱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갈이 습관이 있다거나 무의식 중에 이를 악무는 습관을 가진 경우, 증상이 재발될 수 있으므로 습관 조절을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각 과민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식생활이나 환자 본인의 습관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습관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지각과민증의 근본적인 예방, 치료는 어려울 수 밖에 없으며 치료 후에도 증상이 재발될 것입니다. 치과 치료에 앞서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지각과민증의 완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치의학회_대한치과보존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