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백옥 같은 치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백옥이라 비유할 만큼 하얀 치아는 맑고 깨끗한 인상을 주는 데에 큰 몫을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치아는 그렇게 하얗지만은 않습니다. 선천적으로 누르스름한 경우도 있고, 과거에는 괜찮았던 것 같았는데 어느 사이에 색이 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만일 치아에 변색이 일어났다면 단순한 표면 착색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질병에 의한 변색인지 원인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아의 색은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치아를 구성하는 물질과 구조를 알면 치아의 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치아는 가장 바깥쪽에 법랑질이라고 부르는 단단한 조직과 중간층을 구성하는 상아질 그리고 내부의 치수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법랑질은 아주 작은 크기의 수산화인회석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법랑질의 결정 양상과 두께, 투명도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치아의 색조는 반투명한 법랑질을 통해 비쳐 보이는 상아질의 색에 따라 결정된다고 봅니다. 상아질에는 상아세관이라고 불리는 미세한 빨대같은 관이 촘촘히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관 안에는 체액과 비슷한 성분인 상아 세관 액이 흐르고 혈관이나 신경조직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아질의 색조는 개인차가 있으며 상아 세관의 굵기와 형태, 분포 정도 또한 개개인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이처럼 복잡한 조직해부학적 형태와 구성 물질에 따라 자연치아는 투과되는 빛을 다양하게 반사, 투과, 산란시킴으로써 다채로운 색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치아를 수복하거나 보철물로 씌운 경우 자연치아와 똑같은 느낌을 주기 어려운 이유는 인공재료로 이와 같은 자연치아의 색감을 그대로 재현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같은 동양인이라도 조금씩 피부색이 다른 것처럼 치아의 색도 개개인의 차이가 있습니다. 치아의 색을 파악해야 하는 경우 보통 색조 선택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인공 재료로 만든 견본 치아를 환자의 치아와 비교한 다음에 가장 근접한 색조를 가진 견본 치아의 번호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스템은 16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보다 세분화된 것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치아의 색 변화 정도를 측정하거나 또 치료에 의해 회복되는 정도를 파악해야 할 경우에도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 밖에 구강을 카메라 사진으로 찍어 치료 전 후의 비교 지표로 삼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치아는 점점 어둡고 누르스름해지게 됩니다. 법랑질이 마모되어 얇아지면서 내부에 있는 상아질의 노란 색조가 강조되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아 세관의 굵기가 좁아지고, 상아질의 무기질 밀도가 높아지면서 구조가 촘촘해지면 치아가 더 어두워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자연적인 노화에 따른 변화가 아닌 이유로 치아 색이 변했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