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유암종은 소화기관 중에서 가장 넓은 부분인 위에서 발생하는 종양가운데 하나로, 예전에는 매우 드문 발생부위로 생각되었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유암종 중 10-40%가 위에서 발생합니다.
위장관은 사실상 인체에서 가장 큰 신경내분비계로, 위장관의 내분비세포는 위-식도 접합부에서부터 직장까지 산재되어 있습니다. 창자크롬친화 유사세포[장크롬친화성 세포라고도 함, Enterochromaffin-like (ECL) cell]는 가장 흔히 보이는 내분비세포이고, 위장관계뿐 아니라 기관지외피와 비뇨기계에도 존재합니다.
유암종은 이러한 내분비계 세포에서 기원하는 종양으로, 신경내분비 세포가 존재하는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위장관계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중 직장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다음으로 십이지장, 위, 식도, 소장 등의 순으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위는 소화기관 중에서 가장 넓은 부분이며, 배의 왼쪽 윗부분인 왼쪽 갈비뼈 아래에 위치하고, 위쪽으로는 식도와 연결되고 아래쪽으로는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위는 우리 몸의 정 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며, 음식물 섭취로 위가 가득 차 있을 때를 기준으로 할 경우 위 전체의 5/6정도(기저부와 대만곡 부위)가 몸의 정중앙선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고, 위의 좁고 가느다란 부분(소만곡과 유문 부위)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위는 식도에서 위로 이행하는 위의 입구인 분문부위, 좌상방으로 불룩하게 내민 위저부위, 중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체부 그리고 십이지장을 향해서 가늘어지는 유문부로 나누어 집니다.
위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 고유근육층, 장막하, 장막층의 다섯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는 섭취된 음식물을 일시 저장하고, 수축 · 이완의 위운동과 소화액이 포함된 위액분비를 통하여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소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은 무색투명하고 약간 점성이 있는 강산성의 액체이며, 위샘은 주세포ㆍ방세포ㆍ부세포 3종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세포는 펩신을, 방세포는 염산을, 부세포는 점액을 각각 분비합니다. 한편 위액속의 염산을 위산이라고도 하며, 위산은 단백질 소화 작용에 필요한 물질인 펩신의 활성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살균작용도 있으므로 여러 가지 세균이 십이지장으로 이행하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위유암종은 위점막하의 장 크롬 친화성 세포에서 유래하는, 비교적 드문 내분비종양입니다.
유암종은 1907년 오베른도르퍼(Oberndorfer)가 선암보다는 성장이 느리고 양성의 경과를 보이는 위장관계 종양을 기술하면서 암과 유사한 병변이라는 뜻으로 "Karzinoide(카르시노이드)"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러나 1914년 고셋과 메이슨(Gosset and Masson)에 의해서 내분비계와 관련된 종양으로 인식되었으며, 최근에는 유암종이 잘못 붙여진 이름(misnomer)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병리학적으로는 은친화 세포(argyrophil cell)가 과증식하여 점막근육층을 지나 점막하층에서 결절을 형성하기 때문에, 점막에서 생긴 병변이 점막하층으로 침범한다는 면에서 내분비 암종으로 분류함이 합당합니다.
유암종은 장 점막에 존재하는 샘(gland)의 깊은 부위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종양으로 비교적 경계가 명확한 노란색을 띠며 발생 초기에 점막하층을 침윤하여 점막하 종양처럼 성장하는 종양입니다. 느리게 진행하지만 간이나 다른 부위로 전이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세로토닌(serotonin)과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유암종은 원발병소에서 다발성으로 발견되거나, 한 병소내에서 선암과 공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유암종도 다른 종양과 공존하여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위선암, 위용종, 림프종, 유방암, 신장암, 대장암, 폐암 등이 동반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리고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애디슨(Addison)씨 병과 뇌하수체기능저하증과 같은 내분비 질환들에 잘 동반된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위유암종의 개념
종양을 구성하는 종양세포의 대부분이 내분비 분화(endocrine differentiation)를 보이는 경우에 내분비종양(endocrine neoplasm)으로 분류되며 유암종(carcinoid)은 위장관에서 발생하는 내분비종양의 가장 대표적인 종양입니다. 위장관의 내분비종양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신경세포에서 존재하는 물질과 유사한 성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neoplasm)이라고도 많이 불립니다만 실제로 신경조직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내분비종양을 분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현재까지는 위장관의 내분비종양은 충수돌기(appendix)에서 발생한 경우 중 일부에서 양성종양이 있으며 그 외에는 기본적으로 악성종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종양내에서 보다 정확한 분류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실제로 종양 전단계의 병변이 관찰되고 있으며 양성종양으로 판단해야 할 종양들도 관찰되어 이에 대한 분류기준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내분비종양의 악성도에 따른 분류는 양성 또는 악성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악성의 가능성이 낮다 또는 높다는 식으로 이해하여야 하며 치료 후에도 계속적인 경과의 추적관찰이 중요합니다.
위장관계의 내분비종양에 대해 현재 주로 사용되는 전통적인 병리학적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포분화도가 높고 악성도가 낮은 경우 유암종, 세포분화도가 낮고 악성도가 높은 경우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으로 분류됩니다. 유암종내에서 비교적 세포분화도가 낮고 악성도가 높은 증례를 비정형 유암종(atypical carcinoid)로 별도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악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종양의 크기(size of tumor), 침습 깊이(depth of invasion), 분화도(grade of histologic differentiation), 유사 분열수(mitotic count) 또는 Ki67 지수(index), 혈관침습(angioinvasion)유무 등이며 종양의 병리학적 검사를 거친 후 결정됩니다.
내시경 생검조직 만으로는 병리학적 악성도 판단에 충분치 않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병리학적 소견과 함께 종양의 크기와 임상병기를 참조하여 치료방침을 결정하며 절제된 종양전체에 대한 병리학적 검사후 최종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은 세포의 형태에 따라 소세포암종(small cell carcinoma), 대세포 신경내분비암종(large cell neuroendocrine carcinoma)으로 분류됩니다.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은 위장관종양중 특히 악성도가 높은 종양으로 진행이 매우 빠르며 같은 병기의 위선암종에 비해서도 더욱 낮은 생존율을 보입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에서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neoplasm)의 분류가 새롭게 제시되었으며 역시 병리학적인 종양의 악성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단명과 비교하여 보면, 1) 고분화 신경내분비종양(well differentiated neuroendocrine tumor)과 2) 고분화 신경내분비암종(well differentiated neuroendocrine carcinoma) 에 해당되는 증례들은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유암종(carcinoid)라는 명칭으로 진단되어 왔습니다.
이 경우 보다 세분하면 악성도가 낮은 유암종(carcinoid)은 대부분 고분화 신경내분비종양(well differentitated neuroendocrine tumor)에 속하며 악성도가 보다 높은 경우인 비정형성 유암종(atypical carcinoid)은 고분화 신경내분비암종(well differentiated neuroendocrine carcinoma)에 속합니다. 또한, 고분화 신경내분비종양(well differentiated neuroendocrine tumor)의 증례에서 양성증례와 악성가능성이 있는 증례를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poorly differentiated neuroendocrine carcinoma)은 동일합니다. 현재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러한 새로운 분류와 기존의 분류법의 혼용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듯 신경내분비종양의 분류와 악성도의 판단은 최신 연구가 축적되면서 계속 변경되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유암종의 종류는 병리 생물학적 양상에 따라, 제1형; 자가면역성 만성 위축성 위염(autoimmune chronic atrophic gastritis)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65%), 제2형; 일차성 고가스트린 혈증을 유발하는 졸링거-엘리슨 증후군(Zollinger -Ellison Syndrome, ZES)/제1형 다발성 내분비선종증(Multiple Endocrine Neoplasia 1, MEN1)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14%), 제3형; 산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21%)의 3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성 만성 위축성 위염은 벽세포(parietal cell)가 자가 항체로부터 파괴되어 발생하며 이차적으로 가스트린 분비의 항진을 야기하고, 임상적으로 무위산증(위산결핍증, achlorhydria)과 드물게 악성 빈혈이 발생합니다. 제1형 위유암종은 가스트린의 작용에 의해 창자크롬친화 유사세포의 과다증식(hyperplastic change)과 이형성(dysplastic growth)이 자주 보이며, 이것이 병인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1형의 중요한 특징은 전이가 드문 악성도가 낮은 병변이 다발성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제2형도 제1형과 비슷하게 높은 농도의 가스트린에 의해 창자크롬친화 유사세포의 과다증식이 일어나고 치료와 예후도 비슷합니다. 제3형(산발성) 위유암종은 1형, 2형과 달리 고가스트린혈증은 없지만 유암 증후군의 증상을 동반하고 단발성으로 크기가 크며, 비교적 전이가 잘되고 악성화 경향을 띠며 예후도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암종은 위장관계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유암종의 호발 장소는 과거에는 소장, 충수, 직장, 대장, 위의 순이었으나 최근에는 직장, 십이지장, 위, 식도, 공장-회장, 대장, 충수의 순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위유암종은 예전에는 발생률이 매우 드문 종양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는 전체 유암종 중 10~40%가 위에서 발생하며, 전체 위 악성종양의 1.8%를 차지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생률의 증가는 진단 방법의 향상, 유암종에 대한 인식의 증가, 실질적인 발생률의 증가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