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분류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암은 진단시에 초기, 진행기, 말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는 적절한 치료방법으로 완치를 이룰 수 있는 경우이고, 진행기는 완치를 이룰 수는 없지만 적극적인 항암치료(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를 통하여 생명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에 반해 말기는 이러한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생명 연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다만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완화요법이 치료의 주가 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처음에 말기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물론 각종 다양한 암에 따라 평균 여명에 차이는 있지만, 대개의 경우 여명이 수주-수개월 정도(평균 3개월정도)입니다. 물론 이러한 수치는 통계에 근거한 것이므로 대부분의 환자가 이 정도라는 것이고, 일부의 환자는 수일-수주가 될수도 있고 일부의 환자는 1년 이상 사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이해하려면, 우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말기”라는 상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진행기와 말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기란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생명연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의 위험만 더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대부분 이 시기의 환자에게는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치료”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어차피 이 시기는 생명연장을 시킬 수 없고, 진행된 병에 의한 통증을 비롯한 여러 증상들로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완화요법이 아주 중요한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진통제를 이용한 통증조절, 호흡곤란의 조절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완화요법, 즉 일종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치료의 중요성에 대하여 간과되어지고 있는 면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최대한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것이 이 시기의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암성 통증의 90%는 적절한 진통제의 사용으로 조절 가능합니다. 암성 통증에 사용하는 진통제는 종류가 다양한데 그 작용기전이나 강력성 등을 기준으로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단계가 있고, 조절이 잘 안 될 때에는 더 강한 진통제로 단계를 높여 조절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통증이 있어도 강한 진통제를 복용하기를 꺼리는데, 그 이유는 대개가 나중에 통증이 더 심해졌을 때 조절을 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소위 말하는 천정효과(용량을 증량시키면 더 이상 진통 효과가 없게 되는 한계점)가 없기 때문에 몇 가지 부작용만 주의하면 얼마든지 용량을 올릴 수 있고, 따라서 적절하게 진통을 시킬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뼈에 전이된 부위의 통증 등 국소적인 부위에 대하여 방사선 치료로도 진통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암은 결국 신경이 있는 조직을 침범하여 증상이 생기게 되는데, 반드시 진행된 시기에만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니고, 어떤 환자는 처음 진단 당시부터 통증으로 발현하여 검사하여 암을 진단받게 되기도 하고, 어떤 환자는 진단 당시 진행기나 말기이더라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진단 후 암이 진행할수록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개의 환자들은 밤에 통증을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집안에 암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흔히 갖게 되는 질문입니다. 암은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암환자를 격리시킬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모든 암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암의 경우는 유전성, 가족성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면서 간암이 있었다면, 그 자녀들도 그러한 병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또 어머니나 여자형제 중에 유방암을 가진 환자가 있다면 다른 여자 형제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부모가 폐암이라고 해서 자녀에게 폐암이 유전되지는 않습니다.
말기암 환자가 어떤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고, 임종시까지 어떤 곳에서 머물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고 정답이 없을 수 있습니다. 암환자라도 초기 혹은 진행기라서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물론 전문 대형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말기암 환자의 경우, 통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를 받기 위하여 대형 의료기관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말기암 환자의 경우 복잡한 장비가 동원되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대형 의료기관은 의료행위 절차 하나하나를 밟는 때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완화의료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개인의원이나 완화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리라 여겨지는데, 문제는 이러한 병원에 갔을 때 환자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무기록이 없기 때문에 환자 상태파악이 정확히 되지 않아 담당의사가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반적인 의료 제도측면에서 의료자원의 적절한 배분과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을 통하여 실마리를 얻을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진행기에 있는 암환자에게는 환자의 상태가 허락하는 한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합니다. 그 이유는 이 시기의 적극적인 치료는 비록 완치는 안 되더라도 생명의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항암치료는 이것으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이 있는 반면,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다가 병이 더 진행하여 말기로 접어들면, 말기에는 항암치료를 하여 얻게 되는 도움은 거의 없으면서 오히려 부작용 등으로 환자가 손해를 볼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각각의 시기별로의 치료방법의 선택과 적절한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암이 발생하는 데에는 소위 말하는 유전자 레벨에서의 이상이 선행하기 때문에 이 부의에서의 이상이 발생되는 단계를 차단하거나 손상된 유전자를 대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려고 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유전자 치료법입니다. 1990년대 중반에 유전자 치료가 선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정도였고, 최근 이러한 유전자 레벨에서의 치료에 근거를 둔 신약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립된 효과는 없는 실정입니다. 암에 걸린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가장 최신의 치료를 받기 원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담당 전문가가 그 시기에 그 환자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추천되는 치료방법을 따르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암이 진행됨에 따라 암세포가 뼈 신경, 장기 등 신체 각 조직을 직접 침투하여 압박함으로써 생기는 것입니다. 또, 수술이나 항암 치료 등의 치료를 통해 생기는 조직 손상과 통증 감각 자극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욕창이나 식도염과 같이 2차적인 문제로부터 비롯된 통증도 있습니다.
모든 암환자가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암환자의 약 75-80% 정도가 통증을 호소하고, 그 나머지 환자들은 사망할 때까지 통증 없이 지냅니다. 보통 통증은 암의 종류, 진행 정도, 전위부위에 따라 달라지는데 통증을 잘 느끼는 암으로는 뼈에서 기원된 암(85%), 구강 내의 암(80%), 비뇨생식기암(70%), 유방암(50%), 폐암(45%) 등이 있고, 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에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진통제가 통증 조절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탐닉이나 중독의 증상은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구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통증 조절을 하게 되면 탐닉이나 중독 등의 증상은 생기지 않습니다.
통증 조절을 위한 진통제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즉 비마약성 진통제 → 약한 마약성 진통제 → 강한 마약성 진통제의 순서로 단계를 올리게 되며, 같은 단계 내에서도 여러 종류의 진통제가 있습니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의 양도 환자의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에서 얼마든지 무한대로 늘릴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해져서 진통제를 좀 더 강한 단계로 먹게 되어도 내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진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고 아플 때만 먹게 되면 통증 조절이 더 어려워집니다. 진통제 복용의 가장 큰 이유는 다음번에 올 통증의 예방 목적입니다. 통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진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여야 하며, 몸 안에서 일정한 농도의 진통제가 있어야 하루 24시간 동안 아프지 않고 잘 버틸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진통제 자체는 시간마다 몸 안에서 서서히 방출되어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식생활과 암에 관한 일부 연구에서 기름이 많은 고기를 과잉 섭취하는 것이 대장암이나 전립선암을 더 잘 생기게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름이 많은 고기를 과량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곧 고기를 먹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고기에 있는 주된 영양소인 단백질은 우리 몸의 면역을 유지하고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우리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주지 않기 위해서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암세포는 우리 몸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소들을 꺼내 쓰게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몸이 쇠약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암환자라고 해서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적당한 양의 고기의 섭취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고기가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암환자에게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므로 암 환자가 피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개고기만 많이 먹는 경우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먹어도 됩니다. 단, 개고기를 먹을 때는 보신탕이나 수육과 같이 식사 대신 혹은 반찬형태로 먹는 것이 좋으며, 개소주처럼 다려서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기름(특히 동물성 기름)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대장암이나 전립선암 및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등이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일부 연구가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 중 기름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는 경우에는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집에서 음식을 만들면서 쓰는 기름 정도는 우리에게 필요한 양이므로 평소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양의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일부러 기름을 제외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환자가 식사를 잘 하지 못하거나 체중 감소가 심한 경우에는 열량 섭취 증가를 위해 음식을 만들 때 기름을 평소보다 넉넉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하던 기름 중 어떤 것이 더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것이 아니므로 사용하던 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담도 및 위장관 부위의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기름을 섭취하였을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름이 많은 음식을 과량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암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싱겁게 먹거나 혹은 고춧가루를 모두 제한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즉,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만 아니라면 먹어도 됩니다. 적당량의 염분과 고추분말을 이용하는 것이 환자의 입맛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염분을 과량 섭취하는 경우 위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짠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가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식사량이 줄어들거나 수분이나 섬유소의 섭취가 적을 때, 활동량이 줄거나 장의 운동능력이 떨어질 때, 이외에 변비를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때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변비가 생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책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녹즙이 변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녹즙의 섬유소 때문입니다. 그러나 녹즙은 오랫동안 마시는 경우 생각지 않았던 부작용을 가지고 올 수 있으므로 오랫동안 마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섬유소는 굳이 녹즙을 이용하지 않아도 야채나 과일을 반찬이나 간식으로 충분히 먹으면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먹을 수 없다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별도로 판매되는 식이 섬유소를, 마시는 음료나 식사에 첨가하여 드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특히 육류나 생선과 같은 동물성 식품)에는 우리 몸에 들어와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들이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미생물들은 열에 약하므로 음식을 익혀서 먹는다면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됩니다. 또한 우리 몸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미생물이 우리 몸 안에서 증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백혈구와 같은 면역 체계가 있어 설혹 우리가 이들 미생물에 일시적으로 감염이 된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혹은 항암제 투여 후 2주 이내의 기간 동안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수치가 떨어지게 되므로,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증식해 있을 위험성이 큰 생선회나 육회는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암환자나 그 가족들이 암환자를 위한 식사요법이라고 하면 암을 치료하는 식사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암을 치료하는 음식은 없습니다. 암환자의 식사요법이라고 하는 것은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소들을 부족함 없이 공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암환자에게 있어 가장 큰 영양문제는 영양불량입니다. 암세포는 환자로 하여금 많은 영양소를 소모하게 하므로 식사를 잘 못하는 암환자들은 영양불량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여 환자가 암을 가지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암을 치료하는 음식이 따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에 특별히 나쁜 음식도 없습니다. 흔히 밀가루나 설탕, 고기나 가공 식품들이 암환자에게 나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 음식 위주로만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특별히 암환자에게 더 나쁜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들 음식이 나쁘다고 해서 전혀 먹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제공할 수 없게 되므로 환자의 영양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주변에서 암환자에게 좋다고 권하는 것들 중에는 오래 먹었을 때 환자에게 생각지 않았던 부작용을 가져옴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들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많이 먹지 않아도 됩니다. 환자가 한 번에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양 정도만 먹으면 됩니다. 대신에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한 번에 밥을 평소의 반 정도밖에 먹지 못한다면 1일 식사 횟수를 6회로 늘리면 됩니다. 식사를 여러 번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중간에 식사 대신으로 할 수 있는 간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환자가 머무는 곳을 음식을 조리하는 곳과 멀리 있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조리하는 동안은 음식 냄새가 환자 방에 들어가지 않도록 환기팬을 돌리거나 환자 방문을 닫아 주고 식사를 하기 전에 환자가 머무는 방의 환기를 시켜 줍니다. 따뜻한 음식보다는 차가운 음식이 냄새가 덜 납니다. 환자에게 주는 식사는 가능한 뚜껑을 열어 한 김 나간 상태에서 제공하고(뚜껑을 여는 동안 나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환자가 음식을 먹을 때는 몸을 너무 상 가까이 두지 마시고 냄새가 나지 않고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음식부터 첫 술을 시작하게 합니다. 음료의 경우에는 뚜껑을 덮고 빨대를 이용하여 마시면 냄새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짭짤한 음식이나 신 음식 혹은 차가운 음료 등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오심이나 구토를 느끼는 특정한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이 아닌 때를 택해서 음식을 가능한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위에 장기간 머무르게 되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 향이 강한 음식을 피하시고 음식은 가능한 천천히 먹습니다. 식사 전후에는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으며, 양치질이나 껌을 씹는 것은 오심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양치질이나 껌씹기 등은 가능한 음식이 어느 정도 소화된 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단을 숨길 경우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호전된 것으로 알고 무리한 생활을 계속하거나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시간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또는 실제 상황보다 더 나쁜 것으로 알고 불안 속에서 지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환자가 받을 충격을 생각해서 알리지 않는 경향이 많았으나, 최근엔 상황을 고려하여 통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환자가 자세한 상태를 알고 싶어 하거나 죽음을 앞두고 사업과 재산 가족의 일 등을 정리해야 하는 경우는 통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의지가 약한 환자나 노인환자에게는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통고는 가족의 동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통고했을 경우 가족들은 환자를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족 중 환자와 정신적 교류가 깊은 사람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환자가 종교를 가졌을 경우 평소 잘 아는 성직자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의사에게 부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의사는 환자의 병의 상태, 성격, 가족관계, 사회적 경험과 위치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단계적인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몇 달 안에 죽는다는 식의 격렬한 표현은 환자에게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황을 살펴가면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완곡한 표현으로 통고해 갑니다. 예를 들면, “처음엔 혹이 있다고 해요”, “조금 상황이 나쁘대요., “고칠 수 있는 병일 수도 있고, 고치지 못하는 병일 수도 있어요.”, “고칠 수 없지만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요” 등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어린 자녀가 알지 못하도록 숨기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아동은 부모가 암에 걸렸을 때 제대로 얘기해 주지 않을 경우 실제보다 더 악화된 상황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신이 집에서 잘못한 일이 없었는지 자책하면서 자기 자신과 실제 일어난 상황을 직접 관련하여 생각합니다. 아동은 자신이 집에서 잘못한 일 때문에 부모가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모든 아동이 이와 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이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관련하여 대화가 필요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면서 암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주고, 자기가 갖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3차 의료기관은 1, 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하기 어려운 복잡한 질환을 가진 환자를 위해 전문 인력과 고급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응급실의 경우도 중한 상태를 고려하여 급성환자를 먼저 입원시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증상완화를 위하여 말기암 환자를 입원시키다 보면 병상부족이 야기되어 급성환자의 입원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와 가족의 입원 욕구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료기관의 특성을 감안하여 가능하면 집과 가까운 1, 2차 의료기관 또는 완화의료전문 병원을 이용하기를 권유합니다. 이때 1, 2차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받는 것을 주저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진료 소견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양하듯이 남은 인생을 보내는 방법 또한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현재에 초점을 두고, 하루하루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그날그날 하고 싶은 일들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암을 끝까지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 새로운 실험적인 치료방법에 현혹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죽을 목숨이니까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주변에서 좋다는 약을 사먹거나, 심한 경우 기도원에 가서 금식기도를 시도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가 크며, 돈을 낭비하거나 오히려 환자에게 고통을 가져와서 그나마 남은 삶을 단축시키는 경우도 일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거부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서 삶에 대한 애착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깊은 절망과 우울감에 빠져서 하루하루를 매우 무기력하게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말기로 진단받은 환자 중에는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희망, 인내, 의지력,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살겠다, 나는 아직도 쓸모 있는 사람이다. 내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개척해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일매일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가 생명을 연장시키는 조건은 아니지만, 남아 있는 삶을 의미 있게 해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런 병에 걸리게 됐나”, “치료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나?” 등을 생각하다 보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작은 목표와 실행 방법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앨범을 정리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활동을 정리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 모릅니다. 혹은 자신의 감정과 경험에 대해 일기를 쓰면서 가족들이 환자를 기억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마음을 열고 가족과 친구들과 대화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 환자를 돌보면서 가족 역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게 되며 소화불량, 불면증, 두통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나름대로 각자의 건강을 잘 돌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개인의 욕구를 너무 무시하지 않도록 하며, 가끔은 산책이나 기분전환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족이 건강해야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환자를 돌볼 사람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경우, 환자가 퇴원하여 갈 곳이 없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주치의와 상의하거나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하여 상담을 요청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