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응급 환자와 같이 중독 환자의 기본 처치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처치를 먼저 시행하게 됩니다.
많은 독성 물질들이 중추신경계를 억압하여 의식 변화를 일으키거나 심하면 혼수상태에 이르게 하므로, 이러한 물질로 인한 급성 중독으로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때는 다른 응급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도 확보, 호흡 보조, 순환 보조에 대한 평가를 한 후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응급 처치를 우선적으로 하게 됩니다.
기도 확보를 위하여 기관 삽관(intubation) 등을 시행하고, 호흡 보조를 위해 산소 공급 혹은 기계 환기를 합니다.
순환 보조를 위해 수액을 투여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약물을 사용하여 혈압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또한 환자의 의식 상태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중독 물질에 대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의식 변화를 보이는 환자는 우선 혈당 검사를 시행하여 저혈당 여부를 판단하는데, 저혈당이거나 혈당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성인은 포도당 25g을 투여합니다. 만성 알코올 중독자나 영양 상태가 불량한 환자의 경우에는 티아민(thiamine) 100mg을 투여하여 뇌손상을 예방하고, 아편계 약물로 인한 중추신경계 억압으로 비롯된 의식 변화 환자는 해독제인 날록손을 투여합니다.
중독 환자의 치료에 있어 중독 물질의 종류와 양, 노출된 시간, 병원 전 구토 여부, 다른 약물의 복용 여부, 과거 병력은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환자 본인과 보호자에게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합니다. 이때 환자와 보호자는 최대한 자세한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것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며, 가능한 경우에는 중독 물질을 담고 있던 병이나 처방전 등을 병원에 가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에 의한 중독의 경우,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에 남아 있는 중독물질이 더 이상 흡수되지 않도록 처치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에는 구토유발제, 위세척, 전장관세척, 하제, 활성탄 투여의 방법이 있습니다. 중독 물질의 종류, 양, 중독 시간, 과거 병력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구토유발제는 환자에게 인위적으로 구토를 유발시켜 위에 남아 있는 물질을 토하게 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그 효과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병원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위세척은 코나 입을 통하여 위까지 굵은 관을 집어넣고 생리 식염수나 증류수를 이용하여 위에 남아 있는 약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소장으로 넘어가면 흡수가 더 많이 되기 때문에 위에 독극물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에 시행합니다. 보통 관을 통하여 몸 밖으로 나오는 물이 깨끗해질 때까지 시행합니다.
그러나 모든 중독환자에게 시행하는 것은 아닌데, 특히 복용한 독극물이 강산(염산, 황산 등), 강알칼리(양잿물 등), 세척액, 석유 화학제품 등인 경우에는 효과가 없고 합병증 발생이 클 수 있어 시행하지 않습니다.
또한 중독 후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난 경우에도 환자의 이익보다 손해가 클 수가 있어 시행하지 않습니다.
전장관 세척은 위뿐만 아니라 소장, 대장까지 세척을 하는 것인데, 이 방법 또한 독성 물질을 소장으로 이동시켜 오히려 흡수를 조장할 수 있고 중독 환자에서 임상적 치료의 유용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활성탄은 의학용 숯가루로, 일반 숯가루에 고온 고압 처리를 통하여 약물의 흡수 능력을 늘린 것입니다. 이 활성탄은 위장관에 남아 있는 약물을 흡착(吸着,어떤 물질이 달라붙음)하여 대변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 나오게 합니다.
대변으로 나오는 시간을 빨리 하기 위하여 설사유발제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보통 중독 후 1시간 이내에 투여할 경우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고 그 이후에 투여하는 것은 잠재적 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흡인될 경우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투여 시 주의가 요구 됩니다. 특정 약물에서는 효과가 없고, 일부 상황에서는 반복 투여를 하기도 합니다.
일단 체내로 흡수된 중독 물질을 제거하는 일반적인 방법에는 해독제 투여와 혈액투석, 그리고 소변의 산도(pH) 변경 등이 있습니다.
모든 중독 물질에 대해 해독제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중독 약물의 종류에 따라서 해독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종류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독제가 있는 경우 의료진은 환자 상태와 과거 병력, 이익과 손해 등을 고려하여 투여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혈액 투석은 체내로 흡수된 중독 물질이 주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혈관에 큰 바늘을 넣어 투석 기계로 혈액을 돌리면서 흡착제가 필터를 통과하게 하여 혈액 내에 있는 약물을 없애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어떤 약물은 혈액보다는 체내 지방세포와 같은 다른 곳에 축적되는 경우도 있어 모든 약물이 혈액투석의 적응이 되지는 않습니다.
소변의 산도(pH) 변화를 통하여 주로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 약물의 경우 배설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이 대표적인 약물로, 소변을 알칼리화하면 소변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배설이 촉진됩니다.
대부분의 중독 환자는 앞에서 소개한 처치와 더불어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보존적 치료란 중독 물질로 인해 손상받은 장기나 기관이 제 기능을 못할 때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약물이나 처치 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