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란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최근에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2차년도(2014) 결과보고에 의하면 만 30세 이상에서의 고혈압 유병률은 30.4%(남자 34.2%, 여자 26.9%)이며, 나이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되어,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절반 이상이 고혈압인 상태입니다. 고혈압은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등의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며, 혈압이 높아질수록 사망위험이 높아집니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계 합병증이나 사망이 감소하는 것은 잘 입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증상이 없으므로 혈압을 측정해 보기 전까지는 진단이 되지 않고, 진단이 되더라도 환자 자신이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본인이 고혈압 환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지율은 65.9%, 고혈압 환자임을 알고 치료 받고 있는 비율인 치료율이 61.3%, 실제로 치료 받아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는 43.8%(유병자 기준)로서 고혈압 관리의 문제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노인 고혈압의 특징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수축기 고혈압이 많다는 것입니다. 연령에 따라서 수축기 혈압은 점차 증가하게 되며, 일정 연령 이후로 이완기 혈압은 오히려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노화에 의한 현상으로 혈관의 탄력이 약해지고 딱딱하게 경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젊은 성인에 비하여 이완기 혈압은 낮고, 수축기 혈압만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노인에서 고혈압의 진단 기준이 젊은 성인과 비교하여 바뀌는 것은 아니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또한 노인은 자율 신경계의 항상성 유지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젊은 성인에 비하여 혈압의 일중 변동이 많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혈압이 저하되거나(기립성 저혈압) 식후에 혈압이 감소되는(식후 저혈압) 등의 현상이 더 흔히 발생합니다.
반면, 오히려 혈관의 변동성이 감소되어 있어서 노인에서 야간, 수면시의 혈압 저하는 젊은 성인보다 덜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노인에서는 진료실에서 일상생활 때의 실제 혈압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노화와 함께 심장, 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동반된 질환이 많아지므로, 고혈압 치료로 얻을 수 있는 2차 예방의 효과가 더 클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에는 젊은 성인과 비교하여 약물의 대사, 배설이 변화되어 있으므로 약제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고 이러한 부작용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