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손상은 부위별, 형태별, 발생기전별 등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지만, 진단명으로는 흔히 부위와 형태에 따른 분류 방법이 이용됩니다. 이에 따라. 크게 연부조직 손상과 뼈의 손상, 그리고 신경 손상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연부조직 손상에는 염좌, 좌상, 근육과 인대손상, 그리고 추간판 손상이 있고, 뼈의 손상으로는 골절, 탈구, 그리고 골절-탈구가 있습니다. 연부조직 손상에서 가장 흔하고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염좌(sprain)’와 ‘긴장(strain)’ 입니다. 염좌는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말로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의 일부가 찢어졌으나, 인대는 끊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긴장은 근육조직의 일부가 지나치게 늘어난 것을 말합니다. 즉, 염좌는 인대손상을, 긴장은 근육손상을 뜻합니다. 정의상으로는 구분하지만, 실제로는 감별하기 힘들고,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좋아지기 때문에 두 가지를 같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외상에 의해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퇴행성 변화가 있는 경우 한번의 외상으로 추간판탈출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퇴행성 변화가 없는 건강한 추간판인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러한 손상은 적절한 휴식만 해도 저절로 좋아지지만, 지나치게 활동량을 줄이면 일자리로 복귀하는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뼈의 손상은 부위별, 형태별, 기전별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합니다. 부위별로는 경추, 흉추, 요추, 요천추, 미추 등으로 구분하고, 해부학적으로는 추체, 추경, 추궁, 횡돌기, 극상돌기 등으로 구분합니다. 형태별로는 골절, 탈구, 골절-탈구 등으로 분류하고, 기능별로는 크게 안정골절과 불안정골절로 구분합니다.
안정골절은 증상에 대한 치료만으로도 회복되며, 불안정골절인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추체 골절은 압박 골절과 파열(방출성; burst) 골절로 분류합니다. 압박 골절의 경우 대부분 안정성을 잃지 않으나, 척추의 높이가 50% 이상 낮아지면 불안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파열 골절은 파열된 골절편이 척추관 안으로 밀려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잃기 쉽고, 신경조직에 손상을 주기도 합니다.
경추는 제1 경추(고리뼈; 환추)와 제2경추(중쇠뼈; 축추)의 모양이 독특하며, 1-2 경추간 관절도 다른 경추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후두-제 1,2 경추를 따로 상부 경추손상으로 나누고, 3경추 이하 7경추까지를 하부 경추손상으로 구분합니다.
상부 경추손상에서 후두골-환추(제1 경추간) 탈구가 일어나면 매우 치명적입니다.(사망률 80%, 척수손상률 100%) 살아나더라도 인공호흡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다행히 발생빈도는 낮습니다(경추손상의 0.1%) 제1 경추의 손상은 후환만 골절된 경우와 전후환이 모두 골절된 경우, 그리고 횡인대가 파열된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환추 골절 중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제퍼슨 골절로, 이는 안정성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제1-2 경추간 탈구는 횡인대가 파열되어 발생하며, 불안정성이 동반됨으로 신경 손상의 예방을 위해서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합니다. 약 1/3이 척수 손상을 동반하며, 사망률이 10%전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2 경추의 손상은 크게 치아상돌기 골절과 교수형골절로 나눕니다. 치아상돌기 골절은 다시 1형, 2형, 3형의 3가지 형태로 나누어지며 각각의 형태에 따라서 치료 방법 또한 달라집니다.
흔히 보는 하부 경추손상의 진단명은 탈구, 골절-탈구, 압박골절, 파열골절, 추경골절, 후궁골절, 극상돌기 골절 등입니다.
탈구는 양쪽에 발생하는 탈구와 한쪽만 발생하는 탈구로 나뉘며 위쪽 척추의 하추간관절돌기가 아래쪽 척추의 상추간관절돌기 앞쪽으로 탈구된 것을 말합니다. 쉽게 복원되지 않기 때문에 ‘잠긴 추간관절’ (Locked facet)이라고도 하며, 하부 경추손상 중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척수 손상율이 높아 약 3/4이 척수 손상을 동반하여 사지 마비 증상을 일으킵니다. 골절 없는 탈구는 우선 견인을 통해 원상태로 회복(정복)해야 하며, 정복되지 않은 탈구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정복된 탈구도 인대 손상이 심하여 불안정 할 때는 수술을 통한 고정이 필요합니다.
골절-탈구는 추간관절의 일부나 추체에 골절이 있으면서 탈구된 경우로 대부분 불안정 골절이기 때문에 수술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척수 손상율도 70% 정도로 높습니다.
압박골절은 척추의 추체 앞부분만 골절된 경우를 말하고, 대부분 외상 후 경부 통증을 호소합니다. 파열골절은 척추의 추체가 모두 골절된 경우를 말하고, 목의 통증과 함께 척수가 눌려서 생기는 사지 마비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손상이 가벼우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으나, 신경 압박이 심하여 사지 마비 증상이 동반되거나 각변형이 심한 경우는 수술 치료가 필요합니다.
흉추는 12개로 구성되어 있지만 흉추 손상의 분류는 흔히 제1흉추-제10흉추까지를 흉추손상으로 다루고, 11번째 1흉추부터 2번째 요추 까지를 흉요추 손상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번째 흉추까지는 갈비뼈로 구성된 흉곽에 의해 지탱되고, 움직임이 적어 손상도 적기 때문입니다. 또한 흉곽의 보호로 몸에 직각으로 가해지는 손상에는 잘 견디기 때문에 수직으로 가해지는 압박이 가장 흔한 손상입니다.
가장 흔한 압박골절은 추체의 앞부분이 주저앉은 형태지만, 가운데 부분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고, 추체의 뒷부분까지 골절되면 파열골절로 분류합니다. 압박골절 환자는 다친 부위의 통증을 주로 호소하며 대부분 척수 손상은 동반되지 않습니다. 파열(방출성) 골절 환자의 경우는 다친 부위의 통증과 함께 신경 압박에 의한 하지마비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흉추부의 척수는 손상을 받으면 다른 부위보다 더욱 심한 손상을 받게 되며, 기능 회복에서도 예후가 가장 나쁩니다. 수술은 불완전 손상 시에는 척수의 추가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 필요하고, 완전 손상 시에는 환자가 빨리 활동할 수 있도록 수술을 하게 됩니다.
11번째 흉추 아래인 흉요추부 척추손상은 전 척추손상의 40-6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원인은 교통사고가 30-50%를 차지하며, 그 외 추락, 폭행, 운동 등이 있습니다. 흉추와 요추가 접하는 이 부위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흉추와 움직임이 많은 요추가 만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골절이 잘 생기지만, 신경이 손상될 확률은 20%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다른 부위에서와 마찬가지로 X-선 촬영이 기본이고, CT는 골절의 유형을 진단하거나 뼛조각의 이동 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MRI는 신경을 포함한 연부조직의 손상을 파악하는데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신경학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 필수적입니다.
치료 목적은 신경 손상이 진행하지 않도록 막고 회복을 도우며, 부러진 부위를 안정화해서 뼈의 변형을 막고, 빠른 시간 내에 활동해서 합병증을 줄이는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손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수술하지 않지만, 다리가 마비되거나 척추가 불안정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합병증(감염, 신경손상, 불유합 등)은 줄어들고 있어 점차 수술을 선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러 부위를 다치거나 노인에서는 빨리 활동할 수 있도록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골절에서 수술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아직 대부분의 압박골절과 일부의 안정성 파열(방출)골절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는 누워서 쉬는 것을 우선권하고, 보통 2주 이내에 통증이 완화되며, 이후엔 보조기를 착용합니다. 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 생기거나, 척추가 앞으로 굽어지는 변형(후만)이 진행되는 경우, 그리고 만성적인 통증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통상 6-8주간 보조기를 착용하며 이후 근력강화를 위해 등 근육의 운동을 시행합니다.
수술을 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골절 부위를 안정화하여 신경관의 압력을 줄이고, 척수의 손상을 줄이는 것입니다. 부수적으로 누워있거나 입원하는 기간을 줄이고 간호하기 쉽게 하며, 척추의 변형과 통증을 줄이고 각 관절과 근육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수술은 다친 이후 보통 5-7일간 안정하고 붓기가 줄어들면 시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불안정 골절과 신경관 압박이 관련되어 있고 신경학적 이상이 점차 진행하는 경우에는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신경학적 이상이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 수술 시기를 잡는 것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따라 조기에 수술을 하는 경향입니다.
신경이 다치는 정도는 당시의 물리적 충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지 마비를 동반한 골절의 경우 뼛조각이 직접적으로 신경을 누르고, 그로 인해 혈류가 줄어드는 것이 마비의 원인일 수 있으므로, 압력을 줄여주는 감압술을 시행하여 회복되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흉추와 요추 골절의 골시멘트 성형술]
흉추 또는 요추에서 골다공증이 동반된 단순 압박골절 시에는, 골시멘트 성형술(경피척추성형술)을 통해 조기에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과거엔 장기간(6-8주이상) 절대 안정을 권했지만, 현재는 골시멘트 성형술로 빨리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골시멘트는 말 그대로 돌처럼 단단한 물질을 부러진 척추체 안으로 주입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일부에선 이미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주위의 척추가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번 골시멘트 성형술을 실시한 후에 다시 다른 부위에 골시멘트 성형술을 받기도 합니다. 골절 후 2주이상의 안정을 했음에도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