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급사증후군은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역학연구에서 밝혀진 영아급사증후군의 위험요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이와 같은 위험요인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률을 50%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인에 대해 잘 알아두고 적절한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영아급사증후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
주요한 위험요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산부인과적 요인이 영아급사증후군과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절한 산전진찰을 받아 태아의 성장이 정상으로 이루어지도록 관리를 해야 합니다. 위험한 요인이 있는 영아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그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흡연은 폐암이나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됩니다. 영아급사증후군의 경우에도 매우 위험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산모가 흡연을 할 경우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이 3-5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위험은 산모의 흡연량이 많을수록 증가합니다.
출생 후 영아가 가족의 흡연에 노출될 경우에도 영아급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신생아를 엎어 재우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인 1960년대부터 이러한 습관이 영아급사증후군을 잘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1970년대에 똑바로 누워 재우던 신생아와 영아들을 엎어 재우게 한 이후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이 갑자기 증가하였습니다.
이후 똑바로 눕혀서 재우는 캠페인을 시작한 다음부터 이의 발생빈도가 현저하게 감소하였습니다.
영국, 호주,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도 똑바로 눕혀 재운 다음부터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이 50%나 감소하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똑바로 눕혀 재우는 것이 어느 정도 육아상식이 된 최근에는 보육기관에서 아기를 우연히 엎어 재우는 경우나 원래는 똑바로 눕혀 재웠지만 관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기가 엎어진 상태로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아기를 옆으로(모로 세워서) 재우는 것이 머리 모양을 예쁘게 만든다는 근거 없는 속설을 믿고 따라 하다가 영아급사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아기를 모로 세워서 재우는 것이 수면자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을 2배 이상 증가 시킨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영아가 의학적인 필요에 의해서 감시가 이루어지는 가운데에 엎어 재우는 등의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똑바로 눕혀 재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민간에서는 영아를 똑바로 눕혀 재우는 것이 잠들기가 어렵고, 구토나 폐 흡인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똑바로 눕혀 재우는 것이 엎어 재우는 것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합니다.
푹신한 침대, 과도하게 부드러운 침구를 사용하는 것도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아기가 수면 중 엎은 자세로 눕게 되었을 때 뒤집기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질식의 위험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방안의 온도를 너무 덥게 유지하는 것은 역학적 근거가 부족하기는 하나 영아급사증후군의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있어 적절한 환경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상기도 감염이나 다른 감염성 질환에 걸려있는 것은 영아급사증후군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엎어 재우는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자들은 어떠한 유전적인 요인을 가진 영아에서 영아급사증후군이 더 잘 발생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세포의 흥분성과 관련된 이온통로와 연관된 유전자들이나, 자율신경계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 그리고 특정 신경전달물질과 연관된 유전자 중의 일부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수면자세, 감염, 흡연 등 다른 환경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이전에 분명하게 생명이 위험할 만한 상황에 처했던 영아들에게서 영아급사증후군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정립된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전체 영아급사증후군의 5-9%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위험한 상황이 2회 이상 있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합니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아기들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기 위한 진단적 과정이 필수적이며, 위험한 연령에서 벗어날때까지 주의하여 관찰하고 환경적으로도 위험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아기가 영아급사증후군이었던 경우 다음 아기가 유사한 상황에 처할 상대적인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9.1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아마도 가족 및 환경의 위험요인이 동일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확실치는 않지만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들어 신생아 분야의 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많은 미숙아들이 생존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출생 체중이 500g도 되지 않는 재태기간 22-26주의 극소저체중아가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미숙아들에서 영아급사증후군의 위험이 높고, 더 이른 시기에 태어날수록 이러한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미숙아의 경우에는 만삭으로 출생한 환자에 비해 교정연령이 어려 위험시기가 상대적으로 길고, 미숙아 폐질환이나 백질연화증 등의 위험요인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