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게너 육아종증은 신체 여러 부분의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특히 기도와 신장에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최근 질병의 특성이나 원인을 반영하는 병명으로 명명법이 바뀌고 있는 추세에 맞추어 2011년도에 병명이 육아종증 다발혈관염으로 바뀌었습니다.
박테리아 감염을 동반하여 코 점막에 궤양이 생기고, 지속되는 콧물, 부비동의 통증, 청력손실로도 이어지는 만성 중이염 등이 발생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신장에 이상이 생겨 심각한 합병증인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만일 폐에 이상이 생기면 기침, 피를 토하는 기침(객혈), 늑막염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질환의 초기 증상은 40~50세에 나타나지만 어느 나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들 중 약 15%가 19세 이전에 발병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질환의 빈도수는 30,000~50,000명당 1명꼴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진단받지 않고 지내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일반 인구에서 정확한 빈도수를 결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른 인종보다 백인에게 우세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증례 보고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외국에 비해서 발생빈도는 낮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베게너 육아종증과 관련된 증상과 심각한 정도는 개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주로 신장과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미칩니다. 증상은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고 급성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초기증상으로 발열, 무력감, 피로, 관절의 통증, 식욕부진, 그리고 체중감소가 나타납니다.
초기 증상은 주로 상기도 호흡기에 나타나며 일반적인 심한 감기 증상과 비슷합니다. 지속되는 콧물, 부비동의 통증, 피가 섞인 코의 분비물, 코의 이차감염과 관련된 점막의 궤양, 부비동의 염증이 나타납니다. 코중격(코의 양쪽을 나누는 구조)에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져 콧대가 내려앉아 안장(鞍裝)코가 됩니다. 또한 만성 중이염으로 인해 청력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속되는 기침, 기침할 때 피를 토하는 증상(객혈), 호흡 곤란, 가슴의 통증, 그리고 폐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늑막염)이 생기며, 기도가 좁아지는 성대문밑협착증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습니다. 약 95%의 환자에서 상기도 질환이 발생하며 85-90% 환자에서 폐질환이 발생합니다.
환자의 약 75% 정도에서 신장질환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혈압, 혈관의 염증, 사구체 신염 등이 나타나며, 이를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근골격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은 관절의 통증, 관절의 부종, 관절의 염증, 근육의 염증 그리고 근육의 통증 등입니다.
약 50% 이상의 환자에서 결막염, 공막염, 눈의 통증, 충혈, 안구 돌출, 복시, 시력의 상실 등의 이상이 나타납니다.
약 50% 환자에게서 피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주요 증상은 구진(丘疹), 피부 궤양, 피하결절, 점상출혈, 자반(紫斑)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피부의 병변은 통증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추위에 노출되면 모세혈관이 좁아져서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부족하게 되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아플 정도로 차가워지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말초신경병증, 몇 개의 다른 신경이 동시에 손상되는 다발성 단신경염, 중추신경의 염증 등이 발생합니다.
심장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긴 심막염, 심장 근육에 병이 생기는 심근병증,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염증이 생기는 관상동맥염 등이 발생합니다.
베게너 육아종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질환은 염증성 반응과 비슷하지만 원인이 될 만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신체로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의 외부물질과 싸우기 위해 신체에서 생기는 항체가 특정한 이유 없이 정상 신체 조직을 공격함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증상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하여 조직으로 공급되는 혈류의 흐름이 감소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베게너 육아종증의 진단은 철저한 임상 검사와 환자의 자세한 과거력, 일반적인 증상의 특징 그리고 여러 가지 정밀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1990년에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제정한 분류기준에 의하면 다음 4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베게너 육아종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코 또는 입의 염증 - 구강궤양 또는 화농성 또는 피가 섞인 코의 분비물
2. 폐 X 선 검사 이상
3. 소변검사 이상 - 미세 혈뇨 등
4. 조직검사상 육아종증 염증
영향을 받은 조직이나 장기의 조직 생검을 하여 현미경을 통해 미세조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ANCA는 백혈구에 있는 중성구의 세포질 성분에 대한 자가항체로 면역형 광염색법, 효소면역측정법 등을 이용하여 검출합니다. 베게너 육아종증 환자의 대부분에서 양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ANCA 혈액검사는 이 질환이 의심될 때 사용합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면 조직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폐나 부비동의 특징적인 증상(예: 부비동의 막이 두꺼워지는 것)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부비동에 흔히 침범하는 데 부비동 CT에서는 혈관염에 의한 부비동 손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폐에도 침범하여 결절이나 공동을 형성하는 것을 흉부C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염증을 감소시키는 프레드니손과 같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과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세포독성(細胞毒性) 약물을 함께 병용하여 치료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백혈구 수치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데, 백혈구가 심각하게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약물의 양을 서서히 줄여 나가야 합니다. 만약 증상이 1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만 약물의 양을 줄이거나 약을 중단할 경우 신장 질환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약물을 사용하여 증상이 경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베게너 육아종증으로 인해 신부전이 생긴 환자의 경우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박테리아의 2차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