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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건강정보

말기암환자

가족의 마음가짐

가족은 암환자에게 가장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암과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매우 의존적이고 가족의 태도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되므로, 가족의 지지는 이들의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질병경험에 대처하고 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촉진 역할을 하게 됩니다 (Cobb,1976). 말기 암환자의 가장 큰 두려움은 병이 심화됨에 따라 가족이 포기하지 않을지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며 입원환자의 경우에서도 가장 큰 공포는 가족과의 분리감입니다.

Quayhagen (1989)은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 중에서 흔히 정서적 지지를 주는 사람은 87%가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하였고 Baillie et al (1988)은 가족원이 기혼자인 경우는 배우자(63.2%)가 주요 지지자원이었다고 하였습니다.

1. 가족이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들

암환자 가족이 환자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웃으며 의사와 간호사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삽화,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 제공

1) 위안과 감정을 나누기

말기 암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소중한 것들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짐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습니다. 그러므로, 환자와 함께 이야기하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거나 함께 있어 주면서 환자를 친구처럼 대하는 것은 환자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또한, 환자에게 가족들과 친구들을 두고 떠나는 것과 같은 두려움과 근심을 표현하도록 하고 그것을 들어줄 준비를 합니다.

2) 말하기보다 들어주고 지금의 상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물어보기

대화는 항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대화가 끊기는 잠깐의 시간을 참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잠깐의 시간을 끊고 대화를 하려 하지 말고 환자가 자신의 감정, 현재 상태를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들어주십시오.
자신의 입장에서 ‘환자가 이렇게 생각하겠지’ 또는 ‘지금은 이렇겠지’하고 추측하지 말고 물어보십시오.
일반적으로 침묵 가운데 있으면 두려움을 느끼게 되며 죽어가는 환자들도 포기하여 홀로 있게 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통증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는 너무 아파서 말을 할 수 없을 때 누군가가 간호해주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필요로 합니다. 가족들은 침묵을 유지하는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죽어가는 환자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수용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만 주고 그 말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계속 말할 수 있도록 하며 눈은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사려 깊은 침묵은 자신과 상대방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며 환자의 감정을 언어화하도록 돕습니다. 말보다는 진지한 경청이 중요합니다. 환자는 열심히 들어줄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며 동시에 내적인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3)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환자들은 인간적인 품위와 통제능력의 상실에 대한 염려가 큽니다. 가족들은 환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의 개인적인 요구들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제한되고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선택의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환자에게 큰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4) 가족들 간에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하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현재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으며 환자를 돌보는 일이 가족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환자 30~50%가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환자를 돌보다 보면, 가족 구성원 누군가가 환자를 간병하기 위하여 일을 그만두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질병영향으로 가족의 저축이나 주요 수입원을 손실하게 되고 더 싼 집으로 이사하거나, 다른 가족 구성원의 중요한 치료나 교육 계획을 미루거나 바꾸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즉, 가족 간의 역할 및 상호작용 양상의 변화, 생활양식의 파괴,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의 변경 등이 초래되고 암환자 가족들은 육체적 피로, 슬픔, 우울, 불안, 두려움 등 신체적, 정신적 및 정서적 증상을 호소할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까지도 감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하듯이 간병기간이 길어지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가족들 간에 가능한 한 간병 부담을 공평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역할을 나누거나 기간을 정하여 일을 분담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회는 환자에게도 가족들과 애정을 나누고 가족으로서의 일체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5) 환자와 함께 있어줍니다.

아무 말 없이 단지 ‘거기에 함께 있는 것(be there)'을 하는 것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옆에 있어 준다는 것은 “나는 일정한 시간 당신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 한다”는 것을 환자에게 알릴 수 있는 행위입니다. 복도에 서서 말하는 경우에는 중요한 것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방안에 들어가 옆에 앉게 되면, 일정한 시간 서로 공통된 시간을 사용한다는 뜻이 됩니다.

6) 예비적 슬픔을 함께 나누어라.

환자나 가족은 곧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면 미리 마음이 슬퍼는 지게 됩니다 . 그러나, 혼자 슬퍼하기보다는 환자와 함께 슬픔을 나누는 것이 낫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죽음을 가족이 슬퍼해준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가 원한다면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도록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에 장례식을 미리 치러 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7) 화해하라.

서로 다투었던 일이 있었다면, 먼저 사과하고 화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환자가 화해를 청하면 받아들이고 용서하십시오. 이 땅에서 묶었던 것들을 다 풀고, 편안히 떠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뒤에 남은 사람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줍니다.

8)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라

환자와 함께 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말기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증상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호스피스 간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를 돌보는 일이 힘들고 짜증이 나더라도 마지막까지 웃는 얼굴로 대하는 것이 사별 후에 도움이 됩니다.

9) 때가 되면 “안녕”이라고 말하십시오.

임종이 가까워오면 환자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가족이 ‘안 된다’고 하며 마음으로 붙잡고 있으면, 환자는 죄책감 때문에 떠날 수가 없습니다.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배려는 마음으로부터 “당신이 준비가 되었을 때 떠나도 좋다”고 허락해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고 목이 메이는 일이지만, 시간이 되면 “안녕”이라고 말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10) 의료진의 도움을 청하기

환자를 집에서 돌볼 때 가족들은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가족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의사나 간호사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 환자의 의식이 변할 때
  • 처방된 진통제의 용량으로 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때
  • 환자가 신음하는 것과 같은 불안증상을 보일 때
  • 환자가 숨쉬는 것을 힘들어 하고 불편해 보일 때
  • 환자가 소변이나 대변을 볼 수 없을 때
  • 환자가 심하게 우울해 하거나 자살에 대해 이야기할 때
  • 환자가 약을 복용하기 어려울 때
  • 목, 등이나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팔이나 가슴, 다리의 날카롭고 칼로 베는 듯한 압박감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 목, 등 혹은 허리에 통증을 느끼며 팔이나, 가슴, 다리의 근력이 약화되고, 감각이나 자율신경기능이 소실될 경우(방광기능의 장애, 항문괄약근 기능의 장애 등)
  •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것을 당황해 하거나 너무 슬퍼하거나 환자와 함께 있는 것을 두려워할 때
  • 가족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때

11)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릴 것인가

암 환자와 가족들은 과거보다 더 말기치료의 결정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기암의 치료에 대해 전혀 의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가 겪을 심리적 부담과 치료의 희망 상실에 따른 치료의 포기 등의 이유로 가족들이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리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암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90% 이상이 말기라는 사실을 알기를 희망하며 가족의 80% 정도가 환자에게 알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그들의 질병과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정보를 듣고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치료에 대하여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기 암환자들은 계획된 과정이나 치료, 이득과 위험, 그리고 가능한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병이 악화될수록 어떤 환자들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는 모든 약과 치료를 시도해보기를 원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의학적인 치료를 하는 것을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많은 환자들은 의사, 가족, 친구의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치료를, 어떻게, 얼마나 많이 혹은 얼마나 적게 받을 것인가는 환자와 가족들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심각한 병이나 정신상태의 변화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 없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암환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의사나 가족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들의 이런 결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도 있습니다.
사전의사결정은 나중에 환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을 때 혼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환자들이 원하는 것을 가족, 친구, 의료진들에게 전하는 방법입니다. 말기치료에 대한 선택은 건강할 때조차도 어렵습니다. 심하게 아플 때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은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들이 건강할 때 이런 결정을 해놓지 않으면, 후에 환자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말기 치료 시 바라는 점들을 말하는 것은 암환자들이 그들이 살면서 가졌던 존엄과 가치들을 가지고 생의 마지막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사전의사결정을 기록하는 것은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설명과 논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전의사결정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사전의사결정서에 서명한 후라도 환자는 언제든지 결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2. 나쁜 소식을 전하는 요령

나쁜 소식을 전하기 전에 환자에게 할 이야기의 내용이나 방법, 환자가 보일 감정적 반응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각 환자에 따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대화를 위해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환자의 사생활이 보호되는 곳에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환자에게 시간에 쫓기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가능한 한 가까이 앉고 눈을 마주치거나 환자의 손을 잡는 등의 동작은 환자가 친밀감을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대화의 시간이 제한될 때에는 사전에 환자에게 양해를 구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2) 환자의 병에 대한 인식 정도를 알아야 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병이나 그 심각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미리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얼마만큼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나 치료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유의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3) 환자가 정보를 요구하도록 합니다.

어떤 환자는 자신의 병, 치료 및 예후 등에 관해 상세한 정보를 원하지만, 어떤 환자들은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얼마나 알고 싶어 하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병세가 악화될수록 환자의 알고자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알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때로 환자가 알지 않고자 하는 권리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4) 정보를 제공합니다.

나쁜 소식을 예고하는 것은 환자의 충격을 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환자의 병에 대한 이해의 정도나 어휘수준에 맞추어 이야기해야 합니다.

5) 공감과 탐색을 합니다.

나쁜 소식을 접하는 환자가 침묵, 슬픔, 오열, 분노 등 다양한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환자가 겪는 감정에 동감하고 탐색하며 인정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6)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과 기대되는 결과를 설명합니다.

치료 계획을 준비하여 환자와 상의하는 것은 좋은 방안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과 기대되는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3. 주위의 사별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사항들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하면 가족들은 죽음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환자와 작별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고인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남은 자들의 슬픔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line과 도뇨관, 기계를 제거하고, 고인의 몸을 깨끗이 한 뒤에 가족들에게 고인의 몸을 좀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영적지도자나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고인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변화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 임종을 지키고, 장례절차에 참여합니다. 미리 준비하면 참여를 원하는 사별가족 (어린이 포함)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사별가족에게 그들이 갖게 될 감정들과 인쇄물 등을 통한 자발적인 지지를 해줄 수 있는 정보를 줍니다.
  • 사별가족들은 상실이라는 현실, 즉 죽음의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을 거절하는 것, 또는 죽음의 의미조차 거절하는 것, 죽음의 불가역성을 거절하는 것이 오래 지속되면 때로는 병리적인 슬픔으로 이끌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별가족들은 죽은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 적응하도록 노력하여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고인이 된 사람에게 의존했던 상황에서 독립해야 합니다.
  • 사별가족들은 슬픔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알코올이나 신경안정제와 같은 약물의 사용, 분노의 감정을 회피하거나 죄책감과 슬픔의 감정을 회피하는 것, 일이나 성에 지나치게 깊이 빠지는 것 등으로 슬픔에서 오는 고통을 피하기보다는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 사별가족들은 시간이 지나면 고인에게 쏟았던 많은 감정적인 에너지를 철회하고, 그 에너지를 다른 관계에 쏟기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에 대처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일지라도 그러한 경험이 개인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죽음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과 죽은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다릅니다. 인간이 어떻게 슬픔에 대처하는가는 암을 가진 경험, 병이 진행되는 방식, 그 사람의 문화적.종교적인 배경, 대처능력, 정신력, 지지체계와 사회적.경제적 상태의 영향을 받습니다.

슬픔은 손실에 반응하는 정상적인 과정이며 죽음과 같은 신체적인 손실에 반응하거나 이혼이나 실직 등 사회적인 손실에 반응할 때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암이라는 질병을 견뎌낼 때 많은 손실을 경험하게 되고, 손실은 슬픔을 유발시킵니다. 슬픔은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감정적인 반응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정신적인 반응으로는 화, 죄의식, 근심, 슬픔과 절망이 해당됩니다. 신체적인 반응으로는 수면장애, 식욕의 변화, 신체적인 문제, 질병이 포함됩니다. 사회적인 반응은 가족 중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 가족이나 친구를 돌보는 것, 또는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감정들이 포함됩니다.

사별로 인한 슬픔의 과정은 고인과의 관계, 죽음을 둘러싼 상황, 고인에 대한 애착에 따라 다릅니다. 슬픔은 현재의 신체적인 문제, 고인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 죄의식, 적대감, 사람이 일반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의 변화에 의해 나타납니다. 슬픔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전에 애도자들이 완성해야 하는 과정들을 포함합니다. 이런 과정들은 고인과 이별하는 것, 그가 없는 세상을 재정리하는 것,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 등이 해당됩니다. 고인과 이별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었던 감정적인 에너지를 쏟을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은 고인이 사랑을 받지 않았다거나 잊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에너지를 새로운 곳으로 돌리거나 다른 사람에게로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고인이 없는 세상에 살기 위해서 가족들의 관계와 규칙들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실을 경험한 가족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첫째,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둘째, 상실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며, 셋째, 상실 후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넷째, 새로운 삶을 건설해야 합니다. 애도는 신체적, 정서적, 인식적인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신체적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조이는 것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쇠약감, 의욕 상실, 위장 장애, 체중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정서적으로는 감정이 무뎌지거나 슬픔과 두려움, 화, 죄책감, 외로움, 절망감, 양가 감정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식에 있어서는 불신, 혼란, 집중 장애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ㆍ6~12개월 이상의 애도
ㆍ고인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마다 강한 슬픔을 느낄 때
ㆍ말하는 내용이 모두 상실과 관계되어 있을 때
ㆍ사소한 일에도 강렬한 슬픔 또는 애도 반응이 나타날 때
ㆍ고인의 소유물들을 옮기려 하지 않을 때
ㆍ고인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때

4. 자녀를 사별한 부모의 심리적 문제

자녀를 사별한 부모는 대부분이 정상적인 슬픔과정을 거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죽은 자녀와의 관계로 인한 죄책감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되며 심각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도 합니다. 자녀를 사별한 부모가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은 죄책감입니다. 자녀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과 자녀의 고통과 죽음을 방지하지 못한 무력감에서 죄책감이 생길 수 있다고 하였으며, 이에 대한 여섯 가지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망원인 제공에 대한 죄책감

이는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생각에서 생기게 되는데 예를 들면, 자녀의 죽음을 초래한 활동을 허락한 것에 따른 죄책감과 자녀의 건강에 좀 더 유의하지 못한 점, 죽음을 초래한 일을 허락한 책임 등입니다.

2) 병과 관련된 죄책감

이는 자녀의 병중이나 임종 시 자신의 행동 혹은 생각이나 감정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하는데서 옵니다.

3) 부모역할로 인한 죄책감

부모들은 전반적인 부모 역할 면에서 개인적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필요할 때 항상 사랑으로 함께하는 초인간적인 부모의 사회적 이미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4) 도덕적인 죄책감

엄격한 양심을 가졌거나 죄와 벌을 강조하는 종교적, 철학적 배경을 지닌 부모들이 경험하기 쉬운 죄책감으로, 자녀의 죽음을 도덕적, 윤리적, 혹은 종교적인 규범을 어긴데 대한 벌이나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5) 생존에 대한 죄책감

“나는 여기 있고 그 애는 가버렸다. 그 애는 하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았는데. ” 그리고 “나는 아직 살아서 삶을 즐기고 그 애가 관속에 묻혀 있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 등과 같이 자녀가 부모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질서를 깨뜨린 데서 오는 죄책감입니다.

6) 슬픔에 관련된 죄책감

이는 자녀의 임종 시 지나치게 반응했다거나 너무 태연했던 점에 대한 죄책감입니다. 또한 이와 관련해서 부모들이 슬픔으로부터 회복하여 다시금 즐겁게 지내게 되면 죽은 자녀에게 신실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회복에 대한 죄책감도 가질 수 있습니다.

7) 이러한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첫째, 부모들은 죄책감이라는 감정에 대응하고 이를 인정해야하며 상황의 사실성과 그 당시 자신들의 실제적인 의도를 재검토하여 자신의 행동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도록 하고, 해결되지 않는 죄책감을 지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둘째, 죽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녀의 생존 시에, 병중에, 그리고 임종 시에 자신들이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했던 긍정적인 일들에 초점을 두거나 다른 이들을 돕거나 사회에 공헌하는 이타적인 노력을 통해서 죄책감이 완화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종교적인 신념도 부모가 자신들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주고, 자녀의 죽음에 의미를 두게 하여 사후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줍니다. 자기학대나 자기패배적인 생각과 행동은 교정되어야 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상담자의 지지가 사별한 부모의 죄책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8)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중재방안

  • 자녀사별의 영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드시 감소되는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 자녀의 상실뿐 아니라 자녀에 대한 꿈과 희망과 기대의 상실에 대한 슬픔을 겪을 수도 있음을 알게 합니다.
  • 부부가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상실을 경험하고 슬퍼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 부모들에게 특정한 시기, 즉 자녀가 살아있었더라면 졸업하거나 결혼할 시기가 되면 슬픔이 고조될 것을 반드시 알려줍니다.
  • 자신이 죽음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할 수도 있었다는 것과 비현실적인 생각으로 죄책감을 극복하지 않도록 합니다. 양육에 대한 사회적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자신을 용서하는 길을 찾도록 돕습니다. 또한 자녀 사별의 의미를 부여하여 감정을 변화시키도록 돕습니다.
  • 가족을 재구성하도록 돕습니다. 남은 자녀들을 방치하거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무관심하지 않도록, 그리고 남은 자녀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녀들의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 부모들이 남은 자녀들에게 부모역할을 잘 함으로써 죽은 자녀에 대한 기억에서 벗어나도록 돕습니다.
  • 남편이 슬퍼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애도과정에서 다른 사별가족과의 만남을 안내해줍니다. 또한 문제 해결자로서 가장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합니다.
  • 분노와 좌절 또는 슬픔에 대한 다른 반응들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신체적 활동을 권합니다.
  • 부인이 전통적으로 억눌러왔던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무감각한 것처럼 보이는 남편의 반응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도록 하여 그를 이해하고 자신들이나 죽은 자녀 또는 다른 가족구성원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해석되지 않게 합니다.
  • 부부들은 대개 슬픔 때문에 얼마동안은 성관계에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돕습니다.

5. 배우자와의 사별

배우자와 사별한 여성들은 과부들보다 더 빨리 사회적으로 회복합니다. 처음에는 죄책감이 더 심했다가 감소하며 슬픈 감정의 표현을 빨리 철회하고 처음에는 죄책감이 더 심했다가 감소하며, 훨씬 현실적이고 빠르게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사별이후의 남성은 가사일과 자녀를 위해 도움을 얻는 일과 같은 실제적인 문제에 도움을 요청하는 반면, 여성들은 자신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다루는데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 사별한 배우자의 기능이나 역할을 식별하여 대신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미망인 혹은 사별한 남편은 감정적으로 쇠약해지고 비현실적이고 불건전한 기대사항들을 갖게 될 수 있으므로 자녀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 배우자를 사별한 부모에게 가족의 변화 형태와 자녀들의 슬픔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여 유가족 전체가 슬픔을 건전하게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 슬픔을 극복하는 한 과정으로서 사별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게 하여 새로운 역할을 배우고, 돕는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가지도록 합니다.
  • 사별 여성과 남성은 정신적인 상처를 입는 기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킵니다.
  • 상실감, 슬픔의 표현방식, 사별로부터의 사회적 감정적인 회복의 차이점을 인식하도록 합니다.

6. 부모와의 사별

사별한 어린이들이 겪는 문제는 어른들이 죽음에 관해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아동은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아동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은 그 두려움을 막아주고자 하는 어른들에 의해 아이들에게 주입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짓되고 실제적이지 못한 정보는 아동을 보호하거나 돕고자 하는 어떤 의도가 있더라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동에겐 어렵기는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사별의 경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해력의 수준에 따라 솔직하게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1) 아동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얘기할 때 유의해야할 점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소식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듣지 않도록 즉시 아동에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자연스럽지 못하게 조용조용 속삭이며 말을 하게 되면 바람직하지 못한 죽음의 메시지, 즉 비실재적이고 무시무시한 것으로 전달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으므로 정상적인 어조를 사용합니다.

  • 되도록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친숙한 상황에서 아동과 가까운 사람이 말해주어야 합니다.
  •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솔직하게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아주 어린 경우에 죽음은 돌이킬 수 없는 것과 영구성의 의미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죽음을 망가진 장난감에 비교하여 생명을 잃은 것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고치고 싶어 해도 다시 작동할 수 없음을 이해시킵니다.
  • 아주 슬픈 사건으로 어른들의 기분이 상해있더라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으며 계속 보호해줄 것이라는 사실을 아동에게 알려줍니다.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자연적인 반응이므로 감추지 말고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며, 슬픔을 표현할 때에는 아동에게 심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다소 누그러뜨려야 합니다.
  • 장례식이나 기타 추모의식에 아동을 참여시키고 참석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결정을 존중해주고 원하면 함께 묘지에 갈 수도 있다고 말해줍니다. 참석하기로 했다면 미리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주어 장례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아동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자신의 개인적인 소원이나 행동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신비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데 이는 인지적 발달의 미숙으로 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이 무엇을 생각하며 부모가 죽은 것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고 또는 감정의 표현과 실제적인 물리적 사건의 원인 간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동에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아동은 어른들이 보내는 신호에 아주 민감하므로 자신들이 슬픔을 나타내면 누군가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어떤 면에서는 더욱 불안하게 하리라것을 생각합니다. 슬픔의 감정이 아동의 연령에 따른 개인 특유의 관심사와 충돌하게 되면 슬픔의 표현은 더욱 억제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 아동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면 심각한 감정을 낳게 되고 이는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자세입니다. 이때는 아동의 행동을 신중하게 해석해야 하는데 이는 행동이 내적인 감정과 꼭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성 및 감수 : 국가암정보센터_대한의학회_대한내과학회(혈액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