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신은 신장의 위쪽 안쪽에 모자처럼 얹혀 있는 내분비기관입니다. 사람은 좌우 양쪽에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고, 부신도 양쪽 신장의 위쪽 안쪽에 하나씩 존재합니다. 부신은 신장과 함께 후복막에 위치해 있으며, 신장 주변에는 신주위 지방층이 존재하는데 부신도 그 지방층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신과 인접해 있는 장기들을 살펴보면, 오른쪽 부신의 경우 앞면은 간과 하대정맥, 뒷면은 횡격막, 아래면은 오른쪽 신장과 접해 있습니다. 왼쪽 부신의 경우 대동맥과 인접해 있으면서, 앞면의 위쪽은 위, 아래쪽은 췌장, 바깥쪽 면은 왼쪽 콩팥과 비장, 뒷면은 횡격막에 접해 있습니다.
오른쪽 부신은 삼각형 모양이며, 왼쪽 부신은 반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보이는데, 부신은 콩팥과 함께 콩팥을 둘러싸고 있는 신주위근막(제로타근막)에 싸여 있습니다. 한쪽 부신의 무게는 약 5g, 크기는 3-5cm 정도입니다.
부신은 발생학적으로 서로 기원이 다른 바깥쪽의 피질과 안쪽의 수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피질은 중배엽성이며, 수질은 외배엽성으로 신경능선 조직에서 발생하는 교감신경기관입니다.
부신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신은 크게 안쪽의 수질과 바깥쪽의 피질로 나누고 피질은 다시 4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각 부위에 따라 분비하는 호르몬이 다르고, 그 역할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드레날린이라고 하는 호르몬인 에피네프린, 노에피네프린이 분비되는 부위로 이러한 호르몬은 어떤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몸의 중요 부위에 빠르게 에너지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산소가 많이 필요하게 되므로 기관지가 확장되고 호흡이 빨라지고, 근육들을 공급하는 혈관이 확장됩니다. 또한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심장의 수축력이 증가합니다. 그러므로 부신 수질에서는 부신피질의 코티솔과 함께,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하여 꼭 필요한 아드레날린이 분비됩니다.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며 알도스테론을 분비합니다. 알도스테론은 염분과 칼륨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인체의 체액이 균형을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혈관과 세포, 혈관과 세포간질에 체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러한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으면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부신피질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며 코티솔을 분비하는 부위입니다. 코티솔은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과 같은 영양소를 이용하여 일정하게 혈당을 유지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코티솔은 그 외에도 체내에서 과도한 염증이나 백혈구 반응을 조절하고, 심장기능 및 혈압 조절, 뇌신경계의 생리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생리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위입니다. 원래 성호르몬은 남자는 고환, 여자는 난소에서 분비됩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활동하는 성호르몬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역할은 부신이 맡고 있습니다. 성호르몬의 전구물질인 DHEA와 비활성인 DHEA-s는 모두 부신에서 생산됩니다. 그러므로 혈액이나 타액에서의 DHEA의 농도는 부신기능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부신의 호르몬 분비는 뇌에 있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의해 조절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시상하부-뇌하수체- 부신 축이라고 합니다. 시상하부는 부신에서 호르몬 분비가 필요할 때는 분비를 자극하고, 분비가 필요 없을 때는 분비를 억제하는 조절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뇌하수체는 시상하부에서 전해진 신호를 받아, 부신의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을 합성하여 분비하게 되는데,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은 부신에서 코티솔 등의 부신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게 됩니다. 또한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 호르몬과 부신의 코티솔, 알도스테론은 항상 일정하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낮과 밤에 따라 분비되는 양식을 가지는 일주기 리듬이 있습니다.
부신암이란 부신에서 발생한 악성종양을 말합니다. 부신암세포는 악성을 시사하는 여러 가지 특성들을 지니고 있으며, 혈관이나 피막을 침윤합니다. 부신암은 다른암과 마찬가지로 진행하면서 주위 장기로 직접 침범하거나,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멀리 떨어진 장기로 옮겨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신에서발생하는다양한기능성또는비기능성양성종양들과는다르며 이들과의감별이필요합니다.
부신 종양 역시 양성과 악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양성 종양을 흔히 부신선종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부신선종은 흔히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를 하는 도중 우연히 발견되는 우연종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일반인에게서 발견되는 부신종양의 경우 대부분(70~94%)은 비기능성 종양입니다. 기능성 종양의 경우 보고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전체 인구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갈색세포종의 경우 0.13% 정도이며 전체 부신 우연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대개 10% 이하입니다.
즉 부신 우연종에는 갈색세포종이 0~11%, 쿠싱 혹은 무증상 쿠싱 증후군(Subclinical Cushing's syndrome)이 0~12%, 염류 코르티코이드 종양은 0~7%, 남성화 종양은 0~11%의 빈도입니다.
부신암은 기능을 하는 호르몬의 분비유무에 따라, 크게 기능성과 비기능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능성 부신암의 경우는 암이 생산할 수 있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다시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능성 부신암은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합니다. 간혹 비기능성 부신암이 일반적으로 합성하는 호르몬과는 다른 물질들을 합성하기도 하며, 향후 기능성으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여러 보고들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부신암의 약 60%는 기능을 하는 기능성 종양이며, 기능성 부신암의 반 정도는 쿠싱 증후군을, 40% 정도는 쿠싱 증후군 및 남성화 종양, 또는 남성화 종양의 증상을 유발하며, 5-6%에서 여성화 종양, 그 나머지에서 고알도스테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