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수많은 조직과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세포는 그 모양뿐만 아니라 발현하는 단백질의 종류도 다릅니다. 또한 종양 세포는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 정상 세포에서 발현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종양 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양상을 분석하면 어떤 종양인지 정확히 진단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종양의 호르몬 치료나 목표 항암 치료를 위해서는 종양에서의 특이 단백 발현 유무를 판단하여 치료에 적응하므로, 이의 발현 정도를 판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역병리검사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세포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즉, 종양 세포가 특정 항원(단백질)을 발현하는 경우 이에 대한 상보적인 항체로 반응시키면, 이 항체는 상보적인 항원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게 됩니다. 이 항원>-항체 결합 산물을 이차 항체 등을 처리하여 반응을 증폭시키고 발색시킨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종양세포가 항원을 발현하는지(양성), 발현하지 않는지(음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의 병리과에서는 면역병리검사를 위해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이백 종류의 항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병리조직검사를 한 환자의 약 10-20%에서 면역병리검사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에서 진단을 위해 면역병리검사를 추가로 할 것인가, 어떤 종류의 검사를 할 것인가, 몇 가지 검사를 할 것인가 등은 전적으로 병리의사의 판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또는 병리의사에 의해 종양의 확진이 이루어진 후 임상의사가 환자의 치료방침을 결정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면역병리검사를 추가로 의뢰하기도 합니다.
면역병리검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면역병리검사의 종류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포(또는 조직)는 종양이 되면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려 형태학적 소견만으로는 어느 세포(또는 조직)에서 기원한 종양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세포 또는 종양을 ‘미분화’이라고 되었다고 합니다. 암종, 육종, 림프종, 흑색종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종양이 미분화된 형태를 보일 수가 있어, 면역병리검사를 통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암, 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은 대개 각각 위, 간, 폐, 대장, 유방의 상피세포가 암종으로 변한 것입니다. 어떤 환자가 위에 큰 종괴가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하여 암종이라면 위암으로 진단됩니다. 그러나 환자의 암이 여러 곳에 동시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면 어느 장기에서 기원한 암인지 알기 어려운데, 어떤 종류의 암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적절한 항암치료를 할 수 있으므로 의사는 암의 기원 장기를 찾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시행합니다.
림프종과 백혈병은 B림프구, T림프구 또는 다른 혈액 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입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 종양 분류를 보면 B림프구기원의 림프종만 해도 그 종류가 20가지에 이르며, 각각에 따라 환자의 예후 및 치료 방침이 다릅니다. 림프구들은 모두 작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서 숙련된 병리의사가 보아도 형태학적 소견만으로는 어떤 종류의 림프종인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림프종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항체를 사용한 면역병리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치료 방침 결정과 예후 추정을 위한 면역병리검사는 특히 최근에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최근 많은 항암제들이 암에서 발현되는 특정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