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독신의존성 발작은 희귀 질환으로 치료하기가 힘든 신생아 발작 질환입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증상도 다양합니다. 임상적 특징은 난치성 발작이라는 것인데, 항경련제에 반응하지 않지만 피리독신(Vitamin B6)에는 반응하여 발작이 줄어듭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피리독신 결핍증을 보이지 않지만, 피리독신(Vitamin B6)의 공급이 필요합니다. 즉, 피리독신을 공급하지 않아도 환자의 피리독신 혈중 농도는 정상이지만, 발작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피리독신을 공급하면 피리독신 혈중 농도는 정상이거나 상승하지만 더 이상 발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질환의 환자는 평생에 걸쳐 피리독신을 투여 받아야 합니다.
이 질환은 역학연구가 드물게 보고 되어 있는 희귀 질환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공화국에서, 신생아 약 700,000명 중 한 명의 비율로 발생된다고 보고됩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PDS)을 일으키는 정확한 생화학적 발병기전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단지, 피리독살(Pyridoxal) 의존성 효소인 글루탐산 디카르복실라제(Glutamic acid decarboxylase: GAD)의 이상으로 생긴다고 추측될 뿐입니다.
글루탐산 디카르복실라제(Glutamic acid decarboxylase: GAD)는 글루탐산(Glutamic acid)을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aminobutyric acid: GABA)으로 전환시킵니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aminobutyric acid-GABA)은 발작 과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입니다.
연구자들은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연관 분석을 통해 5번 염색체에 장완 부위에 위치(5q31)한다고 주장하지만 유전자는 아직 동정되지 않았고,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4~5개의 비정상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친혼일 경우, 동일한 비정상 유전자를 둘 다 가지고 있을 확률이 친족관계가 아닌 부부 보다 더 높습니다. 이 위험률은 열성 유전 질환을 가진 아이를 가질 때 증가합니다.
신생아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 환자들은 태어나자마자 발작을 일으킵니다. 많은 산모들이 표현하기로 자궁에 있을 때부터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느낍니다. 이는 대개 임신 6개월 이후부터 나타났으며, 자궁 안에서 태아에게 발작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질환의 상당수 신생아는 예민함, 변동음색, 불충분한 음식섭취의 시기를 가지며, 이것은 임상적인 발작의 발현에 선행합니다. 비정상적인 아프가점수(출생 1분과 5분에 심장박동, 호흡, 활동성, 반사흥분도, 피부색깔을 측정)와 제대혈액 가스(cord blood gases) 소견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유아들이 초기에 신경계 손상으로 발생하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양상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초기 발현형(Early onset form)이 가장 일반적이며, 대개 출생 후 24∼48시간 안에 간질성 경련(Epileptic seizure)이 나타납니다.
후기 발현형(Late onset form)의 경우 2세경에 증상이 시작되는데, 발작은 처음에 항경련제에 반응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잘 치유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리독신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초기 경련은 몇 달 후에 피리독신에 의해 조절되며, 피리독신의 공급을 중단해도 몇 달간(약 5.5개월까지) 경련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육긴장성(Myotonic), 무긴장성(Atonic), 부분 또는 전신 경련, 영아 연축등 경련의 양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인식장애, 학습장애, 안절부절못함, 비정상적인 근육긴장, 사시(strabismus)가 나타납니다. 뇌의 영상학적 검사(CT나 MRI등)를 통해 뇌실의 확장, 대뇌피질의 위축, 뇌출혈, 수초 형성(말이집 형성: myelination) 이상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피리독신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라도 발작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환자 중 약물을 제때 투여하지 않았거나, 환자가 성장함으로 인해 매일 공급해야 하는 비타민 요구량이 증가한 경우, 위장염 등과 같은 감염이 생겨 비타민의 요구량이 증가되었을 때는 발작이 재발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발작과 오랜 기간 지속되는 인지 기능 저하는 환자에서 전형적인 특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환자들은 부분 발작, 전신 발작, 탈력 발작, 간대성근경련 발작과 유아기 경련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양상으로 발현될 수 있으며, 임상적인 경련 없이 전기적 경련파가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발작이 일찍 발생할수록 환자들의 인식기능이 감소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진단과 효과적인 피리독신 치료의 시작이 늦어지면 장애의 증가와 연관되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 환자들에서의 심리평가에 대한 보고는 드문 실정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을 가진 환자들 일부에서는 정상 지적 기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3세까지 환자에게 나타나는 발작이 잘 치유되지 않을 때 그 원인으로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산소 부족의 증거가 없는데도 발작이나 뇌병증을 보이는 신생아의 경우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모든 어린 환자들 중 잘 치유되지 않는 발작을 경험하면서 형제나 자매 중 비슷한 질환을 보이는 경우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의 진단은 경련과 같은 임상양상을 기본으로 하여 뇌파검사와 기타 영상 검사(MRI나 CT 등)를 실시하여 내려집니다.
환자에게 피리독신을 투여하고 산소 포화도, 맥박, 호흡수, 혈압, 체온 등을 관찰합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 환자의 경우 임상적인 발작은 멈출 것이며 동시에 뇌파에도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만일 반응이 없다면 피리독신의 용량을 증가시킵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을 가진 일부 환자들은 이러한 시도 후에 신경계, 심장과 호흡기계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전신적인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매일 피리독신을 경구 투여하는데,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의 경우 일주일 안에 발작이 멈추게 됩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의 진단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피리독신을 사용한 후 발작이 멈춘 환자에게 항경련제를 주지 않고, 매일 공급하던 피리독신을 주지 않는 유발검사가 있습니다. 만일 발작이 다시 시작된다면 이들은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으로 진단할 수 있겠습니다.
치유가 잘되지 않는 발작을 보이는 영아 또는 소아의 경우 피리독신을 복용함으로써 약간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피리독신을 계속 투여하고 항경련제를 끊은 후 발작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PDS)으로 진단을 내려서는 안 되고, “피리독신-반응성(Pyridoxine-responsive) 발작”이라고 해야 합니다.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을 가진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평생 동안 피리독신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적절한 용량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제시된 바가 없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피리독신을 많이 투여함으로써 지적인 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그 용량은 15-18 mg/kg/day가 가장 적절하였습니다. 그러나 피리독신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피리독신이 신경계에 손상을 주어 가역 감각 신경병증(Reversible sensory neuropathy)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가 힘든 발작의 한 사례에서 피리독신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인산피리독살(pyridoxal phosphate)에는 반응하였습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인산피리독살에 관한 피리독신 의존성 발작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의 확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