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 두 골단 분리는 사춘기에 고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특별한 큰 외상없이 대퇴골 두의 골단이 성장판 부위에서 골 간단부로부터 분리되는 질환입니다.
소아 및 청소년 10만 명 당 약 2~3명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10~16세 사이의 급성장기에 발생합니다. 여아보다 남아에서 2~2.5배 더 많이 발생하며, 특히 흑인 여아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6년 학회에 최초로 보고된 이래로 다수의 치료 예가 보고되고 있으며 남녀 비는 2:1~ 9:1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성장 속도가 빠른 정상적인 사춘기의 청소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르고 키가 큰 세장형(細長型)의 체형이나 뚱뚱하고 성 발육이 늦은 체형(Frolich adipose-genital syndrome)에서도 자주 발생하는데 이 경우 내분비 장애와의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좌측에서 우측보다 2배 더 많이 발생하고, 약 25~40%에서는 양측에 이환되는데, 대개 한쪽이 이환된 후 12~18개월 이내에 다른 쪽에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골단이 후내방으로 전위되나 드물게 전방으로 전위되기도 합니다.
상염색체 우성의 형태로 유전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7%에서 두 번째 가족 성원이 이환될 확률이 있습니다.
원인은 유전적, 역학적, 내분비적, 면역학적 요소들이 있으며, 이런 요소들이 독립적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성장판 성숙대의 강도에 변화를 주거나, 성장판이 받는 전단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병인으로 작용합니다.
사춘기의 성장 가속 시기에는 연골막 환(環) 복합체가 얇아지고 성장판은 넓어지는데, 이때 반복적으로 외상을 받게 되면 골두 골단 분리의 위험 요소가 됩니다. 이 시기에 연골막, 경부-성장판 콜라겐 섬유, 성장판의 경사도, 성장판의 유두돌기(乳頭突起)의 손상 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10세 미만 또는 16세 이후의 골단 분리증 환자들에서는 내분비 장애가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이 되는 내분비 장애는 다음과 같이 다양합니다.
면역학적으로 골단 분리의 환자 혈청에 IgA 면역글로불린이 증가된 경우가 있고 연골 용해증 환자에서는 IgM 면역글로불린의 증가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는 골단 분리 시 노출된 프로테오글리칸이 항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형적인 골단 분리는 약 5~10%를 차지하며, 양측성이 흔합니다.
이 외에 종양, 골반부 방사선 조사, 항암제 투여, 괴혈병 등이 합병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퇴골 두 골단 분리는 흔히 증상의 발현 시기와 골단의 전위 정도에 따라 분류됩니다.
방사선 사진에서는 아직 골단의 전위가 보이지 않고 가벼운 증상만 있는 경우입니다. 장기간 서 있거나 보행 시 서혜부 내측 대퇴부, 슬관절부에 동통을 호소할 수 있고 하지 무력감이나 운동 시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파행(跛行)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학적 검사 상 고관절의 내 회전 제한이 있습니다.
약 20%에 해당되며 증상 발생 3주 이내로, 방사선 사진에서 치유나 재형성의 소견이 없는 경우입니다. 전구 증상으로 가벼운 무력감, 파행, 간헐적인 대퇴부 내측 또는 슬관절 동통을 보이며, 동통 기간은 2주 이내입니다. 대개 통증이 심해서 이학적 검사가 힘들고 이학적 검사로 인해서 골단 전위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가 외회전 상태로 변형되고 짧아져 있으며, 고관절의 심한 운동 제한을 보이는데 특히 내회전 제한을 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약 30%에 해당되며 증상이 발생한지 3주 이상 경과하였으며, 방사선 사진에서 재형성 소견 등 만성적 병변의 증거가 있는 경우입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에 걸쳐 장기간 서 있거나 보행 후 하지 동통을 호소합니다. 이학적 검사상 고관절 외 회전 제한, 대퇴부 또는 하지의 위축과 하지 단축의 소견을 보입니다.
성장판 직경의 1/3 이하 혹은 골두(骨頭)-골간(骨幹)각을 기준으로 30도 이하의 전위가 있는 경우
1/3~1/2 혹은 30~60도의 전위가 있는 경우
1/2 이상 혹은 60도 이상의 전위가 있을 경우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에 증상 발현 후 약 19개월이 지나면 근위 대퇴골의 성장판 폐쇄가 일어납니다.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대퇴골 두부의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골조직이 괴사하는 대퇴골 두(頭) 무혈성(無血性) 괴사, 연골 용해증입니다. 이들 합병증은 수술하지 않은 경우에는 발생 빈도가 매우 낮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모든 혈액 검사 소견은 정상입니다. 내분비 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성 호르몬, 성장 호르몬, 부신 피질 호르몬을 측정하고 갑상선 기능 검사 및 신장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단순 방사선 검사로, 전후방 및 측방 촬영을 시행해야 합니다. 분리전기에는 충혈로 인한 골 간단 음영의 혼탁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골 주사 검사에서 골두의 흡수가 증가되며 골 간단부의 혈행(혈액의 순환) 증가가 관찰됩니다.
단순 방사선 검사 상 확인되지 않는 분리전기 환자의 진단에는 자기 공명 영상(MRI)과 전산화단층촬영술(CT)이 유용합니다. MRI 검사에서 근위 대퇴골의 골 신호 강도 변화가 나타나며 초음파 검사 상, 관절액의 증가가 확인될 수 있습니다.
만성기의 경우, 골단의 층 형성과 가골(假骨)이 관찰되고, 재성형되어 둥그스름하게 변형된 모습이 관찰 가능하며 관절 간격의 감소 및 퇴행성 관절염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치료의 목적은 골단 분리의 진행을 막고, 골두 변형을 최소화하며, 무혈성 괴사 혹은 연골 용해증 등의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치료 방법은 증상의 발현 시기와 전위 정도에 따라 결정하게 됩니다.
우선 대퇴골두가 성장판에서 더 이상 어긋나지 못하도록 성장판을 관통해서 대퇴골두까지 나사못을 삽입합니다. 이 수술은 조금이라도 대퇴골두가 더 어긋나기 전에 빨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사못을 삽입하면 성장판이 더 이상 어긋나지 않을 뿐 아니라 빨리 닫히게 되어서 병의 진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성장판이 닫히기 2~3년 이내에 발병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다리 길이의 차이는 별로 나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간혹 아주 어린 나이에 이 병이 발병하면 성장판이 닫히지 않도록 다른 종류의 내고정물을 삽입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몇 년 마다 내고정물을 교체해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대퇴골두가 상당히 어긋나 있는 경우에는 뼈 수술을 통해서 교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교정 수술을 성장판에 나사못을 삽입하면서 동시에 시행할지 아니면 일단 성장판이 닫히고 나서 시행할지에 대해서는 의사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대퇴골두가 상당히 어긋난 경우 뼈 수술을 통해서 이를 교정하여야 발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교정하고 앉을 때에 무릎을 모아서 앉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엉덩이 관절이 빨리 파괴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술 기법은 여러 가지가 개발되어 있으며 원칙은 넓적다리의 위쪽 적당한 부분에서 뼈를 자르고 좋은 위치를 잡아서 금속 내고정물로 고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술 후에는 약 1~2개월 정도 걷지 못하고 그 이후에 재활 치료를 받아서 서서히 다시 걷기 시작해야 합니다.
대퇴골두가 무너져 내리는 무혈성 괴사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서 증상도 다르며 치료 방법도 다릅니다. 위에서 말한 뼈 수술을 통해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도 있고 심하면 관절을 유합시켜서 뻐쩡다리(무릎을 잘 구부릴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적어도 성장기에는 시행할 수 없고, 가급적 시행 시기를 늦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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