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핵심병(Multicore disease, Multiminicore disease, MmD)은 미세핵심병(Minicore disease) 혹은 다발미세핵심병(Multiminicore disease)으로도 불리며 선천성 근육병의 증상과 근생검 상의 다발성 핵심(core)을 특징으로 하면서 상염색체 열성 근육병의 증상과 근생검 상의 다발성 핵심(core)을 특징으로 하면서 상염색체 열성 유전하는 신경근육질환입니다. 전형적 표현형은 selenoprotein N(SEPN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고, 척추강직, 조기 척추엽굽음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RYR1(Skeletal muscle ryanodine receptor)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경우 눈근육마비, 팔다리 원위부위약, 중심핵병과 유사한 골반대(hip girdle)의 증상 등을 동반합니다.
SEPN1 유전자와 RYR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합니 다.
SEPN1은 세포질내망에 존재하는 당단백으로, 다양한 항산화 방어체계와 대사과정에 관여합니다. 정 확한 기능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칼슘 결합 단백질과의 구조적 유사성이 발견되어 칼슘 항상성 유지에 관 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RYR1은 19번 염색체에 위치해 있으며 근육의 칼슐 통로와 관련된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유전자의 변이는 다발핵심병 뿐만 아니라 악성 고열(malignant hyperthermia)이라는 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하는 질환으로 다발핵심병의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보인자끼리 결혼할 경우 후손에서 약 25%의 확률로 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발핵심병은 축성(axial) 근육 및 근위부 근육의 위약이 특징이며, 대개는 천천히 진행하지만, 치명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높은 입천장(high-arched palate)과 흉부의 변형이 흔합니다. 다음과 같이 4가지 형으로 분류됩니다.
① 전형적 다발핵심병(Classic MmD, 75%) : 대개 출생 직후 혹은 출생 후 수개월 이내에 근긴장 저하와 운동발달 지연을 흔히 보이며, 2/3의 환자에서 축성(axial) 근육 위약으로 인한 척추엽굽음증과 호흡장애를 나타내고, 척추옆굽음증은 평균 8.5세에 발생합니다. 척추강직의 정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사지의 근육은 상대적으로 적게 영향을 받아서 보행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근육의 근력은 정상에서 심한 위약까지 다양할 수 있으며, 외안근은 침범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삼킴 곤란으로 인해 비위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호흡장애로 인해 이차적으로 심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② 손의 증상을 동반하는 진행형 (Progressive form with hand involvement, 10%미만) : 특징적 증상은 상지의 원위부 위약과 관절의 과도한 이완입니다. 하지의 원위부는 비교 적 정상이며, 척추측만과 호흡장애는 동반하지 않거나 경미하게 나타납니다. 특징적인 증상은 과잉 관절 이완(hyperlaxity)입니다.
③ 선천성 다발관절굽음증을 동반하며 출산 전부터 증상을 보이는 형 (Antenatal form with arthrogryposis multiplex congenita, 10%미만) : 감소된 태동으로 인해 출생시에 다발성의 관절 구축을 보입니다. 그 외 긴머리증, 두드러진 비근부(prominent nasal root), 비스듬한 안검열, 높은 입천장, 낮은 귀, 짧은 목, 손가락굽음증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④ 외안근마비형 (Ophthalmoplegic form, 10%미만) : 신생아기 혹은 이른 영아기에 현저한 저긴장증과 위약을 보이며, 성장지연과 축성 근육 및 근위부 근육의 위약이 흔합니다. 외안근이 주로 침범되어 상방주시 및 외측주시의 장애를 보입니다.
다발핵심병의 진단은 임상적인 평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환자와 가족의 과거력, 그리고 다양한 정밀 진단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 주로 축성 근육의 두르러지며 팔다리 근육의 위약은 상대적으로 가벼움.
- 근긴장도 저하와 심부건반사 저하를 보임. 감각 기능과 지능은 정상임.
- 얼굴과 약화에 의한 삼킴곤란, 호흡근육 약화에 의한 호흡장애를 보일 수 있음. 좁고 높은 입천장(high-arched palate)을 보일 수 있음
- 임상 형에 따라 과잉 관절 이완(hyperlaxity) 혹은 관절 구축(contracture) 등을 보일 수 있음.
- 발현시기는 주로 출생 직후부터 혹은 영아기
- 상염색체 열성에 합당한 가족력
- 대부분의 근육병에서는 혈중 크레아티닌 키나아제 수치가 증가하나 선천성 근육병인 다발핵심병에서는 대개 정상이거나 약간의 증가만을 보입니다.
- 영아기 등 초기에 실시하는 경우 정상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음
- 진행된 환자에서 검사하는 경우 근육병을 시사하는 특징적인 소견을 관찰할 수 있음. (낮은 진폭 및 짧은 지속 시간의 다상성 운동활동전위를 보임)
- 가장 중요한 검사로 다발성의 미세핵심(“minicore”)이 특징적으로 관찰되고, 이는 산화염색의 감소와 근원섬유의 APTase 감소를 보임
- 면역조직화학 염색(immunohistochemical stain)과 전자현미경 검사도 진단에 도움됨.
- 발핵심병 환자의 50%에서 SEPN1 유전자 혹은 RYR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찰되며, 전체 다발핵심병의 약 30%, 전형적 다발핵심병의 50%에서 SEPN1 돌연변이가 발견됨.
- 중심핵병(centronuclear disease), 네말린근병증(nemaline myopathy) 등 다른 선천성 근육병 및 선천성 근디스트로피(congenital muscular dystrophy)와의 감별이 필요함.
완치는 불가능하며, 가능한 조기에 진단을 해서 증상에 대한 보조적, 대증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호흡곤란 증세가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치료가 필수적이며, 경구로 음식섭취가 어려운 경우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가 운동기능의 개선과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구음장애를 동반하는 경우 언어치료를 시행합니다.
유전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아직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으며, 가족 중 다발핵심병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전 진단이 중요합니다.
환자의 가족 중에 무증상을 보이고 있다면 보인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보인자 여부를 확인하면 추후 그 자녀에서 다발핵심병이 발병할 수 있는 확률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얼굴과 연수 근육을 침범하여 삼킴 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식이 조절이 중요하며, 진행시 비위관 삽입 등이 필요합니다. 호흡근육 침범으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며 환자의 예후와 관계되는 중요한 증상이므로 정기적인 호흡 기능 측정을 해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발병연령 (영아기, 소아기, 성인기 초기)을 확인 후 근력약화와 근긴장 저하 등의 증상에 대한 검사를 진행합니다. 과다 관절 이완, 관절 구축 등의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그 다음 혈액을 채취해 쉽게 검사할 수 있는 혈중 크레아티닌 키나아제(creatine kinase) 농도 검사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인 근육병에 비해서 증가가 미미하거나 정상인 것이 특징입니다. 근전도 검사를 통해서 특징적인 근육병 소견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근생검은 다른 근육질환을 감별할 수 있고, 다발성의 미세핵심을 관찰할 수 있어 가장 중요한 진단적 검사입니다.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통한 유전자 검사까지 시행하면 최종적으로 확진할 수 있으나 원인 유전자가 여러 가지이고 아직까지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최근 차세대 유전자 분석기술 의 도입으로 점차 가격이 저렴하고 빠른 검사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다발핵심병의 유전자인 SEPN1, RYR1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발병빈도가 높지 않은 희귀질환이고 원인 유전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임상증상, 다른 검사 소견 등을 고려해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를 위해서는 먼저 인근 병원의 소아 신경과 혹은 신경과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검사가 필요할 경우 검사시행 가능한 병원으로 진료의뢰를 할 수 있습니다.
예후는 다양하여 주로 출생 시부터 혹은 영아기 초기에 발현하는 형태일 경우 예후가 나쁘고 상대적으로 늦게 발현하는 형태일수록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호흡기능에 대한 적절한 치료 등이 예후를 좋게 하게 위해 중요합니다.
선천성 근육병 전체의 경우 10만명당 6명 정도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중 다발핵심병의 발병률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다발핵심병 환자에 대한 증례보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