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성 뇌병증 (Epileptic encephalopathy)은 난치성 간질과 함께 진행성 뇌질환을 동반하는 질환군으로 웨스트 증후군은 영아기(만 1세이전)에 발병하는 간질성 뇌병증입니다. 웨스트 증후군은 West가 19세기에 본인 아들의 증상을 보고 연구하여 밝혀냈으며 영아 연축이라고도 불립니다. 출생아 중 만 명당 3-5명의 발병율을 보이고 생후 3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발병합니다. 소아 간질 중 2%를 차지하며 남아(60-70%)에서 좀더 흔합니다.
영아 연축의 발생에는 스테로이드 분비와 관련된 부신(adrenal gland)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뇌-부신 축의 연관 관계에서 코티코트로핀분비호르몬[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CRH)] 이 증가하면 뇌를 자극하여 연축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작양상은 갑작스런 근수축으로 머리, 몸통과 팔다리가 일시에 굴곡되는 발작을 보이며 마치 접이칼(jackknife)이 꺾이는 모양과 같은 발작입니다.
특징적인 영아 연축과 함께 정신 지체 및 발달 장애가 동반되고 뇌파에서 전형적인 고진폭부정뇌파 (Hypsarrhythmia)가 관찰됩니다.
단일 질환군이 아닌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원인 유무에 따라 원발성 (idiopathic), 잠복성(cryptogenic)과 증상성(symptomatic)으로 나눕니다. 원발성은 명백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로 발작이 있기까지 정상 발달을 보입니다. 5-30% 비율을 보이며 발작 조절과 지적 예후가 다소 양호합니다. 증상성 및 잠복성은 의심되는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로 출생 전후의 허혈성 뇌손상이 가장 흔하며 뇌의 발달 이상, 결절성 경화증(tuberous sclerosis), 중추신경계 감염, 뇌외상, 다운 증후군 및 Aristaless-related homeobox (ARX) 염색체 이상에 의한 유전 질환, 드물게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미토콘드리아병, 페닐케톤뇨중(phenylketonuria), 멘케병 (Menkes disease) 등)에 의해서도 발생합니다.
웨스트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영아 연축은 세 가지 형태(type)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발작은 일반적으로 대칭적이나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거나 부분발작을 동반할 경우에는 뇌의 국소 병변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발작과 발작 사이에는 자발운동이나 주위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고 불쾌한 표정을 짓게 됩니다. 발작이 있기 전후에 소리를 지르거나 배가 아픈 듯 울기도 하고 때로는 웃기도 합니다. 이러한 발작은 점차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여 발작이 시작되면 수십 초 간격으로 반복하여 나타나기도 하며 하루에 수십 회에서 많으면 100회 이상 발작이 일어나고 대개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 나타납니다.
1세 미만의 영아에서 영아 연축과 함께 발달 장애가 동반될 경우 웨스트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웨스트 증후군의 일차적 약물 치료는 ACTH(corticotropin) 혹은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와 항경련제인 비가바트린(vigabatrin)을 투약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ACTH/corticosteroid를 투약할 경우 뇌 특정부위의 CRH를 감소시켜 항경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약 2/3의 환자에서 발작을 감소시키나 운동, 지적 발달과 관련된 장기적인 예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체중증가, 면역억제로 인한 감염의 증가, 혈압상승, 위궤양, 심근병증, 전해질 이상 등이 있고 vigabatrin의 경우 비가역적 시야 장애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무증상입니다. 약물 투약 시 감정의 과민성 (irritability)이 증가하므로 환아가 잠을 잘 자지 않고 울고 보채는 정도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위의 약물에 효과가 없는 경우 다른 항경련제인 발프로에이트(valproate), 라모트리진(lamotrigin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조니사마이드(zonisamide),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 등을 투약해 볼 수 있으며 비타민 B6인 피리독신 (pyridoxine)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에 반응이 적을 경우 지방이 총열량의 90% 정도로 매우 많고,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적은 케톤생성식이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환아의 70% 이상에서 경련 횟수가 50% 이상 감소되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난치성 환아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며 뇌의 국소 병변이 있는 경우 절제 수술 (resective surgery)을 시도합니다. 미주신경 자극술은 웨스트 증후군에서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치사율은 원인 질환 및 치료 약제의 부작용과 관련이 있으며 대략 5%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아 연축 자체는 치료에 잘 반응하며 일부는 수개월 내에 저절로 호전되기도 합니다. 2년 내에 50%가 완치되며 대부분 5세 이전에 사라집니다.
그러나 약 60%의 환자에서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난치성 국소 간질 등의 중증 간질로 이행하게 됩니다. 또한 절반 정도 환자에서 운동 장애를 동반하며 2/3의 환자에서 인지 장애, 정신행동장애를 동반하게 됩니다. 정상 지능 및 발달을 하는 경우는 약 5-12% 정도이며 원인 질환을 알 수 없는 원발성인 경우 예후가 더 좋습니다.
1. 대한 간질학회지 2008;12(Supplement 1):28-32
2. CP Panayiotopoulos. West syndrome. In: A clinical guide to epileptic syndromes and their treatment, 2nd. Springer-Verlag London Ltd, 2007:224-31.
3. SP Winesett and WO Tatum. Epileptic spasms. In: Wyllie's treatment of epilepsy, 6th. Wolters Kluwer, 2015:224-36.
4. http://www.orpha.net
5. http://helpline.nih.go.kr/cdchelp/index.g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