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트롬빈(Antithrombin, AT) 결핍증은 항응고 작용을 하는 항트롬빈의 결핍으로 정맥혈전증, 폐 색전증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증상을 유발하는 드문 유전질환입니다.
항트롬빈은 응고 과정의 강력 억제제로 트롬빈의 작용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전응고인자들의 작용도 억제시키는 비타민 K 비의존형 단백질분해효소 입니다. 항트롬빈의 작용은 헤파린에 의해 현저하게 강화되며, 이것은 헤파린과 저분자 헤파린이 항 응고작용을 하는데 중요한 기전입니다.
항트롬빈 결핍증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고 정맥 및 동맥의 혈전발생 위험을 높이며 임상증상이 처음 발현되는 시기가 젊은 성인기인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2개의 결손 유전자가 모두 유전된 심각한 선천성 항트롬빈 결핍증은 상염색체열성유전질환으로 영아기에 임상증상이 발현됩니다.
1986년에 처음으로 결핍증을 보이는 한 가계가 발표되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건강 검진자를 대상으로한 연구에서 0.49%가 확인되어, 유전성 혈전 질환중 가장 높은 유병율을 보였습니다. 대개 10-35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특히 가족력을 가진 환자에서 재발하는 심부정맥혈전증으로 발현되며 폐색전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트롬빈 결핍증은 인자자체가 생성되지 않는 양적인 결함(1형)과 기능이상을 동반하는 질적인 결함(2형)으로 구분됩니다.
항트롬빈 결핍증은 유전될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도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유전성 항트롬빈 결핍증은 혈액 응괴가 생길 위험이 높으나 후천성 항트롬빈 결핍증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전성 항트롬빈 결핍증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을 하며 변이유전자인 SERPINC1 유전자는 염색체 1q23- q25에 위치합니다.
후천성으로 항트롬빈이 감소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응고기전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거나 합성되기 때문에 발생하며 종종 아스파라기나제(L-asparaginase)와 같은 약물의 사용에 의해서도 발생합니다. 또한 간, 신장 등의 다른 장기의 질환에 의해서 또는 백혈병과 같은 혈액질환의 치료 결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낮은 항트롬빈 수준은 항응고제인 헤파린 치료나 패혈증, 심한 외상, 심한 화상 또는 급성 혈전 등에 의해 발생하는 파종혈관내응고와 관련하여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항트롬빈이 결핍된 사람들은 혈관 내 혈액덩어리(혈전)가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환자들은 전형적으로 40세 이전에 혈전증을 처음 경험합니다.
혈액 세포들(예, 혈소판, 응고인자, 피브린 등)의 덩어리인 혈전은 동맥 또는 정맥 내벽에 부착될 수 있으며, 이것은 외과적 수술, 임신, 출산, 외상 또는 경구용 피임제의 사용으로 인해 촉진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신과 에스트로겐의 사용은 중요한 위험 요소이므로 항트롬빈이 결핍된 여성은 남성보다 이른 시기에 혈전증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 심부정맥혈전이 가장 흔히 발생되는 부위이지만 장간막정맥, 대정맥, 신장정맥 및 안저정맥등의 흔하지 않은 부위에 정맥혈전증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항트롬빈의 혈중 수치를 확인해야 하며 활성도 측정과 항원 검사로 선천성 결핍을 확인함과 동시에 1형 혹은 2형 결핍을 감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헤파린 치료, 간질환 등 다양한 후천적 원인으로 항트롬빈이 감소할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선천성 항트롬빈 결핍증의 확진은 SERPINC1 유전자에 대한 분자유전학적검사를 통하여 1개 혹은 2개의 원인 돌연변이를 검출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산정특례 진단기준
이 질환은 산정특례 대상질환이 아닙니다. |
항트롬빈 결핍증 환자의 치료는 임상적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신생아시기에 발견된 동형성 항트롬빈 결핍증, 처음으로 혈전증이 발생한 이형성 항트롬빈 결핍증, 이전에 이미 혈전증을 경험한 이형성 항트롬빈 결핍증 3가지로 구분하여 치료합니다.
동형성 항트롬빈 결핍증 신생아에서는 동맥과 정맥혈전증이 모두 관찰되며, 특히 체외막산화치료나(신체 밖에서 산소를 혈액 속에 넣어주는 치료방법) 제대 혈관 도관과 같은 침습적 행위가 수행되고 있는 경우에 더욱 그러합니다. 이런 환아들에게 항트롬빈 농축물 또는 신선동결혈장을 통해 항트롬빈을 보충해줄 것이 권장됩니다.
선천성 항트롬빈 결핍증 환자에게 일단 혈전증이 발생하면 항응고제 요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항응고제인 와파린은 비타민 K 길항제로 프로트롬빈시간을 1.5-2.5 국제표준비율(INR)로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됩니다. 항트롬빈 수치가 낮은 사람들에게 헤파린 단독 주입 시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항트롬빈 농축제 또는 신선동결혈장을 통한 항트롬빈의 보충이 필요합니다. 처음 혈전증이 발생한 소아에서 와파린 치료의 기간은 논쟁의 여지가 많지만, 보통 항응고 치료를 멈추기 전 적어도 3-6달 동안은 지속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두 번째 혈전증이 발생한 이형성 항트롬빈 결핍증 환자는, 특히 장관계통에 발생한 경우에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로 나타나거나, 장기를 손상시키는 혈전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계속적으로 와파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후천성 항트롬빈 결핍증의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의 치료와 항트롬빈 농축제제를 이용한 보충요법을 시행합니다.
외과적 수술을 받을 환자는 동형성 결핍과 이형성 결핍 환자 모두 수술 전에 항트롬빈 보충요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분자량 헤파린(LMWH)이 이미 발생한 혈전의 치료뿐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 사용됩니다.
증상이 없는 보인자들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데 그 이유로는 항응고제를 사용함으로서 얻는 출혈의 위험성이 항응고제를 써서 얻는 이득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항트롬빈이 결핍된 여자의 경우 임신 동안이나 출산 후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항트롬빈 결핍증이 있는 임산부들은 유산될 위험성 또한 높은데, 이것은 태반에 혈전이 형성되어 태아에게 혈액과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항트롬빈이 결핍된 사람들은 항응고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 아니라면 일상 생활 활동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항트롬빈 결핍증 환자가 있는 가계구성원들은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혈액내과 전문의와 유전질환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동형성 항트롬빈 결핍증의 예후는 매우 나쁩니다. 전형적으로 신생아시기에 매우 심한 혈전성 합병증이 발생하며. 이형성 결핍증 환자의 성인까지의 생존 예후는 매우 좋습니다.
발생한 혈전의 속성이 예후에 중요한데, 장관 순환 또는 다른 중심정맥에 발생한 혈전은 말초 순환 내에 발생한 혈전에 비해 예후가 나쁘며, 장관 순환 내에 혈전이 발생한 환자들은 처음 발생한 경우일지라도 지속적인 항응고요법을 받아야 합니다.
혈전이 재발한 경우 특히 중심 순환 또는 장간막 순환에 혈전이 재발하는 것은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환자들은 혈전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높으며, 결국은 생명에 위협적인 혈전이 되거나 혈전에 의한 합병증을 겪게 됩니다. 한 번의 혈전 발생은 단기간의 와파린 치료로도 치료될 수 있지만 여러 번의 혈전증을 경험한 환자들은 지속적인 와파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