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적백혈병 (Acute erythroid leukemia)은 적혈구계의 두드러진 증식(50%)으로 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한 형태로 전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5% 정도를 차지하는 드문 질환입니다. 20세기 초 디구글리엘모(Di Guglielmos)는 적백혈병을 처음으로 구분하였는데 (미성숙 적혈구계 및 골수구계 세포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와 적아구와 전적아구의 순수 증식을 보이는 두 가지 형태로 구분) 훗날 그 업적을 기려 각각 디 구글리엘모 질병 및 증후군으로 명명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50대 이상의 나이에서 진단을 받으며, 남자에서 약간 더 많이 발병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백혈병 세포의 염색체 이상이 많이 동반되어 있으며, 장기 생존율이 10% 미만에 이를 정도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급성백혈병의 분류체계인 FAB 분류에서는 적아구계 증식 질환은 급성 백혈병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FAB 분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아구계 세포의 30% 이상이 전적아구이면 급성백혈병의 임상 양상을 보이므로 이들 순수 적백혈병을 FAB 분류의 M6b로 분류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에서는 2001년 처음으로 급성 적백혈병이라는 명명이 사용되었습니다. 골수에서 비적혈구계 골수아구의 20%이상 증식을 보이면서 적혈구계 세포들의 50%이상 증식을 보이는 경우인 적혈구성/골수성 아형과 골수에서 골수성 적아구의 증식 없이 적혈구계 세포들이 80%이상을 보이는 경우인 순수 적백혈병 아형으로 구분합니다.
백혈병의 분류 체계인 FAB 분류에 따른 AML-M6 유형의 경우는 50% 정도의 경우에서 기존의 알킬화 제재에 의한 항암요법이나 벤젠과 같은 돌연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되어 이차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부 골수증식성 질환이나 골수 이형성 증후군에서 발전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WHO 분류에 따른 급성 적백혈병은 특별한 위험 요소 없이 발병하며, 모든 신생 급성 골수성백혈병의 1%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임상적인 증상은 종종 창백함, 발열, 간비장비대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골수성 육종과 같은 골수 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으나 조직검사를 통해 감별할 필요는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빈혈이 심하며, 혈소판감소증과 백혈구감소증도 종종 다양한 정도로 나타납니다. 1/3 이상의 환자에서 출혈, 간, 비장 비대 등이 동반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서 1~3개월 안에 진단이 되며, 증상이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진단되지 않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골수검사를 통해 급성 적백혈병 세포를 획득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말초 혈액 도말 검사에서는 적혈구아세포 증가증이 관찰되기도 하지만 종종 아세포가 없거나 단순히 혈구 감소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수 검사에서는 분류 기준의 정의에 따라 적혈구계 전구 세포들이 증가(≥50%)되어 있습니다. 적혈구성/골수성 아형은 비적혈구계 골수아구가 20%이상 증식을 보이며 순수 적백혈병 아형은 적혈구 전구 세포들이 80% 이상 증가되어 있습니다.
세포화학 염색은 급성 적백혈병 세포들의 특성을 구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백혈병 세포의 염색체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급성 적백혈병의 진단에 특징적인 염색체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몇몇 염색체의 이상은 예후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급성 적백혈병의 진단을 내리기에 앞서 기타 다른 종류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급성 림프성모구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의 혈액암과 비타민 B12나 엽산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거대적혈모구 빈혈, 중금속 중독, 약물 부작용, 선천성 적혈구 이형성증 등의 비혈액암성 질환들이 감별진단에 포함되어 배제 되어야 합니다.
산정특례 진단기준
이 질환은 산정특례 대상 질환이 아닙니다. |
현재 급성 적백혈병의 치료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이 잠재적인 완치를 가져 올 수 있지만, 특히 동종 조혈 모세포 이식의 경우 치료 과정에 따른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치료성적의 향상을 보여 인체 백혈구 항원(HLA)이 일치하는 형제에게서 제공된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이루어 질 경우 5년 동안 백혈병의 재발이 없을 가능성은 거의 60%에 이릅니다.
많은 환자들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에서 사용하는 항암제는 병합 사용시 환자의 임상증상 내지 검사결과에서 질병의 증거가 없거나 줄어드는 관해(remission)를 이루지만, 염색체 이상을 동반한 고위험군에서는 관해율도 낮고 장기적인 예후도 매우 안 좋습니다.
이러한 항암 치료의 실패나 재발의 원인 중에 p-glucoprotein이라는 복합약제내성단백질의 발현이 증가가 원인인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특히 골수성 적백혈병에서 이러한 단백질의 발현이 다른 백혈병에서 보다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 내성과 그로 이한 치료 실패를 극복하고자 복합역제내성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여러 약물들이 임상 시험 중입니다. 하지만 현재 표준 치료로 사용될 수 있는 급성 적백혈병의 분자 생물학적 기전에 작용하는 특이적인 약물은 없는 상태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의 적혈구 생성 촉진 인자와 과립구 집락형성인자가 일부 나이 든 환자들에서 임상적 관해가 유도되었다고 보고 하였으며, 좀 더 큰 연구에서도 확인이 될 경우 기준의 항암치료를 거부하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